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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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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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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나 오늘밤 취하고싶다.
OBAN Malt Scotch는 아니어도
흔한 버드와이저나 첨이슬 한 두잔에 취하고 싶다.

이데올로기라는 사슬에 얽매여
내 어린시절에는 머리카락도 구경 못하던 백석의 시가
이제 북한을 찬양해도 무덤덤해진 이데올로기의 무너짐에
나이 사십이 넘어서야 백석을 알고

그윽한 시어의 불빛에
모시처럼 투박한 단어의 날줄과 들줄의 조화를 음미하며
할수있다면 카라얀같은 부루조아적 음악이나
김광석같은 음유시인의 저항을 적당히 섞어
백석의 시를 마시고 싶다...그렇게 취하고 싶다..

인생을 잘 살았다던가 못 살았다는다는 평가는 일단 보류하자.
세상따위를 우스워 한다던가 세상이 무섭다는 핑계도 일단 잊어보자.

그래도 취해도 아주 놓을수없는 생각하나는...
늙은시간이나마...
나타샤와 마가리에 살수있을지 못살지의여부...
그것만 남겨두고..

이 밤 그렇게 취하고싶다..

그런데 술이 항개도 없네...
술 사러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 갈등 생기네.......

나타샤~ 나 어떻게 할까?

작성일2013-03-2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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