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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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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l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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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다 커서 집 밖에 나간지 오래 되었고.....
우리 부부도 사람들이 말하는 빈둥지 증후군을 격은지 꽤나 됐다. 많은 사람들이 이 때 애완용 반려 동물을 키운다.
나도 집에 들어오면 새장으로 가서 모이와 마실 물을 갈아주고 괜히 한 번씩 손 위에 올려 놓고 데리고 논다.
파란 녀석이 아귀가 꽤 세서 손가락을 물면 제법 아프다. 그 때 마다 대가리를 한 대씩 줘 박는데 새는 혼난 것만 기억하고 잘 해준 것은 기억하지 못한단다.
새 대가리 같으니라구....

마눌님이 새털이 날린다고 시비를 건다.
일단 날이 추우니 따뜻해지면 밖으로 내 놓겠다고 달래며 낮에는 빨래 건조대 위에 올려놨다.
이미 날개가 트림되어 있어서 폴짝 점프는 해도 자력으로 날지를 못하니 뒤 뜰 콘크리트 바닥에 자유롭게 풀어놓고 모이를 바닥에 뿌려놨다.
잘 논다.
그런데 다람쥐들이 내려와서 같이 놀면서 새 모이를 뺏어 먹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미친 다람쥐 녀석이 노란 녀석의 얼굴을 물었다. 피가 철철 나는 것을 지켜 보니 가슴이 쓰렸다.
마침 집에 상처에 바르는 연고가 있어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녀석의 얼굴에 발르면서 보니 한 쪽 눈이 나갔다. 아무래도 살 거 같아 보이질 않는다.
다음 날 아침에 보니 살아 있었다.
좀 비실거리기는 해도 살아 있으니 감동이 벅차오른다.
삼일 동안 매일 약을 발라줬다.
한 동안 다람쥐 땜에 밖에 풀어놓지 못했다.
녀석들이 많이 답답한 모양이다.

타운 하우스인 우리 집은 20년 동안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는 조그만한 창고가 있다.물끄러미 창고를 바라보다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떠 올랐다.
하루 종일 연구를 하며 새장으로 꾸밀 설계를 머리 속에 그려 넣었다.
다음 날 아침에 오차드에 갔다.
이래 저래 재료를 구입하고 보니 거금 $150.이 나갔다.
하루 종일 뚜닥거리며 건설했다.
가슴 높이에 선반을 만들고 네트를 설치하고 ....
조금 촌스러워 보여도 자력으로 들락 날락할 수 있도록 출입구도 만들었다. 젓가락을 꽂아서 밑에서 부터 계단 처럼 타고 올라갈 수 있게 만들었다.
아무리 작은 창고라 해도 새장보다야 한 참 더 크다.
새들이 창조자인 나를 존경하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는 거 같다.
가끔씩 서운한 것이 잘 해주려는 내 맘을 몰라주는데 얄밉기도 하다.
녀석들은 야행성이 아니기에 해가 떨어지면 밖에서 꼼작도 못한다.
아침이 되면 자기들 끼리 출구를 통해서 밖으로 나오고 해가 지면 들어간다.
반복 훈련을 대 여섯번을 시키니 녀석들도 뭔 뜻인 줄 아는지 전능자가 주는 자유를 만끽하는 것 같았다.

두 마리의 새를 더 구입했다.
새들도 텃새를 부린다는 것을 알았다. 새장에 비해 네 마리가 적어 보이기에 두 마리를 또 구입했다.
동네 꼬마들이 새 구경하러 왔다.
졸지에 우리 집 뒷 뜰은 동물원이 된 듯 하다.
꼬마들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갑자기 변한 요란한 환경이 너무 좋았다.

새들도 개성이 있고 성격이 제각각 임을 깨달을 무렵...
이웃 집 고양이 놈이 나의 자식 중에 하나를 물어 죽였다. 하나를 잃자 마자 짝을 맞추기 위해 얼른 또 하나를 구입했다.
고양이 놈이 맛들였나 보다. 며칠 후 두마리를 동시에 물어 죽였다. 이해가 안되는게 어떻게 새장 안에 있는 새를 물어갔는지....
좀 기다려 보기로 했다.
불과 일 주일 사이에..... 다 죽였다.

마눌님이 이제 그만 사오란다.팻샵에 있으면 더 안전한데 데려와서 다 죽이면 그 게 뭐냐는 거다.
결국 할 말이 없어 지금 까지 빈 새장만 덩그라니 남아 있다.
아직도 새 모이는 잔뜩 남아 있는데.....
하지만 부엌 창문가 높이 만큼의 나무가 하나 있는데 십 수년 년 전 부터 참새들이 집을 지어 놓고 매년 그 곳에서 새끼를 키운다. 밖에서는 안 보이지만 부엌 창문을 통해서는 잘 보인다.
놀랄까봐 항상 현관 문을 조심스럽게 여닫았다.
내추랄 팻인 샘이다.
그 것도 회귀 본능인지 어떻게 매년 그 자리에 찾아오는지 신기하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때가 행복했었는데.....
사랑은 받는 것 보다 줄 때가 더 행복하다는 소리가 이제야 이해되는 것 같다.

작성일2014-06-03 15:55

시애님의 댓글

시애
새 대가리 같으니라구......?
저에게 하신 말씀은 아니라 생각하겠습니다..
술로님?..ㅋㅋ

시애님의 댓글

시애
전  모두들 잠이든 조용한 밤에혼자 놀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밤 늦도록 깨어있기를 즐깁니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는 늘 늦게까지 자고 싶어 합니다..

근데..
날씨가 좋을 때.  특히..
창문을 열고 바깥 시원한 공기를 만끽하며 잠이 드는데..
아침 일찌기 새들이 어찌나 시끄럽게 노래하는지..
(옆이 숲이거든요)
에구..  정말.. 우쒸..
새... 시~러...

아침 단잠 방해꾼들입니다..  :(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만드신 새장.. 아니 새광의 사진을 올려주시면
수임료 없이 고양이가 어떻게 새를 헌트했는지
논리적 추리로 진실을 파헤쳐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더불어 나는 이번일을 계기로
조두가 아님을 명백히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ㅎㅎㅎ
요즘 영화를 너무 봐서리.. ^^;

아~
그리고 까르르르~ 울어대는 것들은 새들이 아닙니다
특히 아침이면 잠자는 숲속의 인어공주를 깨우려
다람쥐들이 까르르~ 꺽꺽 대곤 한답니다
믿거나~ 안믿거나~ :p

bplat님의 댓글

bplat
사진 올리는 방법을 아직 몰라서요.
배워서 올릴께요.
시애님. 동창이 밝아..
일어나세요.

시애님의 댓글

시애
이그..
저에게 말씀하신게 아니라 술로님.. 이시라니까..
그러신다..
bplat님 곤란하게 만들지 말고..  쿨~ 하게 인정하시지요..
pink mohawk = 새 머리 ..    ㅋㅋㅋㅋㅋ..        :p

숲속의 합창단 이에요..
어느 땐..
나무를 계속 쪼아대며 화음을 넣기도 .. 독창..  또는 ..
서로 주고받기도 하며
순서대로 무대 위에 올라오기도 해요..  ㅎㅎ



P.S.
시애 가 시~러  하는 것..  또 하나
착한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      ㅎㅎㅎ.

bplat님의 댓글

bplat
시애님은 또 늦게 까지
안 주무실 모양이군요.
오늘 밤도 와인을 드시나요?

시애님의 댓글

시애
당근...  ㅎㅎㅎ

시애님의 댓글

시애
당근... ㅎㅎㅎ

<img src=http://fc08.deviantart.net/fs71/f/2013/257/4/3/drunk_girl_by_chikao_j-d6m9nkd.png>

시애님의 댓글

시애
당근.. ㅎㅎ

<img src=http://www.colourbox.com/preview/4481902-973183-young-woman-with-wine-glas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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