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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백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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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황해도 연백에서 피난 나왔다.
지금은 이북이지만 전쟁 전에는 38선 이남이다.
연백 사람들은 거의가 인천 주변에 모여있었다.
혹시나 1.4 후퇴 후에 다시 진격하면 곧 바로 고향으로 가기 위함이다.
이 때 철원이나 연백. 개성사람들 정말 고생 많이 했다. 전쟁 전에는 남한이었는데 전 후에 북한으로 바뀌었다.휴전이 되기 전 까지 몇 차례나 북한. 남한 으로 바뀌고, 바뀔 때 마다 부역과 사상이란 죄목으로 사람들을 처형하니 순진한 민초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휴전 협정이 되었다고 하나 또 바뀔지 모르는 정세에 에라이 모르겠다고 주저 앉은 분들이 얼마나 많은가.
대대 손손 살아온 터를 떠나기가 어찌 쉽겠는가. 그렇게 남은 사람들의 댓가가 너무 혹독하다.
우리 부모님들도 그 상황에 잠간의 피난살이를 한다는 선택이 오늘에 이름이라.
우리 집도 인천 만석동 피난민 촌에 머물다가 송도를 거쳐서 수원에 터를 잡았다.
보통의 아버지들 보다 더 나이드신 큰 형님이 조그만한 구멍가게를 차려서 부모님과 쉰 둥이 막내인 나와 같이 살도록 배려했는데, 우리집 구멍가게 이름이 연백상회이다.
인천에는 연백상회라는 상호가 많다.이 분들 모두 연백 출신인데 유대감이 깊다.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무전여행이 유행이었다.
여행 떠날 때 출발 차비만 들고 가서, 이 후에는 알아서 충당해야 한다. 남의 집에 가서 일 거들어 주고 얻어 먹던, 구걸을 하던, 살아서 집에 돌아와야 한다.
나도 무전여행을 갔다.
솔직히 말하면 자신이 없어서 인천 사는 둘째 형님 집에서.... 영흥도에 사시는 큰 누님 집에서 게길려고 출발했는데....
아버지가 한 말씀 하시길, 돌아 다니다가 배 고프면 아무 연백상호를 달은 업소에 들어가서 아무게의 막내 아들이라고 하라 하셨다.
설마 연백 사람들은 서로 본인들은 물론 후손까지도 알아볼까 하고 믿지 않았다.
실험하고 싶어서 인천의 어느 골목에서 연백 철물점이라는 상호를 찾았다.
주인인 듯한 어르신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고는 배고픈 사정을 아뢰고 아무개님의 막내 아들 아무개입니다 라고 하자 잠시 생각 후. 수원 사시는? 하고 대번에 인지하고 반갑게 맞이했다. 부모님의 안부를 묻고는 너무나 환대를 해 주니 당황되었다.
저녁 값 몇 푼 얻을려고 갖다가 그 집안의 식구들을 모두 불러다가 인사를 시키고 저녁 식사 후에 잠까지 자고 가야 할 상황이 되었다.
지금도 어렴푸시 기억에 남는 철물점 집 막내 딸이 내 또래 였는데 살며시 홍조를 띠며 과일을 깍아주던 일이 생각난다.
내가 어렸을 때 송도에도 오셨단다.그 동안 내가 많이 큰 것을 보시고 대견스러워 하셨다.
그 분은 부모님 대로 부터 연백에서도 우리 부모님 하고는 이웃 사촌으로 친하게 지내시던 분이시란다.
철물점 집 막내 딸과는 그 후 몇 번의 팬팔을 교환했는데 어느 순간에 끊어졌는지 기억이 아물하다.
하여튼 오랜 세월을 조상 대대로 살다 보니 사방 삼십리 거주하는 동향 사람들은 모두 인식이 가능하단다.
그러고 보니 가끔 씩 우리 집에도 처음 보는 손님들이 많이 왔었다. 연세가 많이 드신 분들이 오면 여지없이 나를 불러서 절을 시켰다.
나는 처음에 우리 집에 낯선 사람들이 가끔 찾아올 때는 부모님이 간첩인 즐 알았다.
충분치 않은 살림에도 사람들이 찾아오면 차비로 쓰라며 봉투를 넣어주곤 했다.
그렇게 오가며 뉘 집에 새로 변한 가족 사항의 정보를 주고 받았으리라.
결국은 내가 철물점에서 대접 받은 것은 언젠가는 갚아야 할 빚인 셈이다.
그래도 그 집 빚은 갚았어야 하는 아쉬움이....


나 처럼 연백의 동향임을 밝히고 찾아온 이십 대의 형 놈이 있었다.
부모님이 기억력이 가물해져 정확한 신원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하루 밤 우리 집에 머물렀는데 약간의 불량끼가 엿보였다.
다음 날 아침에 형놈이 머물던 방에 갔더니 사라졌다. 인사도 없이 사라진 것이 괘씸했는데 잠시 후에 엄마가 소리쳤다.

도둑을 끌어들이고 환대했던 것이다.

작성일2014-06-20 17:13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양상군자에게 다락문을.. 이런~

시애님의 댓글

시애
양상군자..
찾아보니..
대들보 위에 있는 군자.. 라.. 하여

또 찾아보니
대들보..  누워있는 나무..
군자.. 성품이 어질고 학식이 높은 지성인..

아!
누워있는 나무위에 있는 술로님?.. 
양산군자..
이제 알았습니다..
ㅎㅎㅎ...

bplat님의 댓글

bplat
아닌데...
멋술님은 도둑님이 아니에요.

시애님의 댓글

시애
멋술님?..
구글했더니...

ㅎㅎㅎㅎ...
여기  SF 사랑방.. 이 뜨네요..
야한 사진들과 함께...  ㅋㅋ

bplat님의 댓글

bplat
엉엉엉..졌어요.
열심히들 뛰었는데...
두 골 후에 한국선수들의 절망스럽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니
안스러워서 혼났어요...
태극 전사 만세!

bplat님의 댓글

bplat
사람들 말이 술은 이겨도 당기고.
져도 당긴답니다.
시애님은 오늘 와인 너무 많이
드시지 마세요.

시애님의 댓글

시애
어떡하죠..
한 병 다 마셔 버렸는데...  ㅋ
미안~

시애님의 댓글

시애
ㅎㅎㅎ..
한 방울 한 방울이
어느새 한 병을 비웠네요..
아마도..삼 개월이 되면 세 병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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