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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벽증.건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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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l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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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마다 형성되어 있는 생활 습관은 일정한 패턴이 있다.
어떤 분들은 집에 들어오면 키 뭉치. 지갑. 담배. 셀폰.등을 주머니 밖으로 꺼내어 일정한 장소에 놓고 릴렉스하게 휴식을 한다.
더하여 어떤 분들은 두어시간 후에 외출할 예정임에도 아예 옷도 갈아입고 쉰다.
어떤 분들은 콘트랙터 일을 하면서 목적지에 도착하면 중요 물건들을 차에 넣어 잠구고 간편한 복장으로 일을 한다.
거의 많은 분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외출할 일이 생기면 빠짐없이 물건을 챙기고 집 밖으로 나온다.
심지어 어떤 분은 집안 한 장소에 놓는 것이 아니고 지갑은 책상위에. 키 뭉치는 현관 입구에. 셀폰은 리빙룸 테이블에...... 그래도 외출 시에 잊지 않고 챙긴다.
나는 이런 분들이 너무 신기하다.
내가 아는 어떤 인간은 윗 내용대로 전부 꺼내 놓고 있다가 나갈 때 한 두가지 씩 빼 먹고 나간다.
심지어 남의 차를 얻어타고 다니다가도 내릴 때 셀폰을 놓고 내린다던지 키 뭉치를 놓고 내린다든지...나중에 전화오기를 갖다 달라고 한다.
걸핏하면 차 키를 꽂아 놓고 잠그고는 토잉 카드를 가지고 오라고 전화한다.
하도 답답해서 토잉 카드를 만들어 주었더니 이 번엔 토잉 카드를 잃어 버렸단다.

군대에는 5분 대기조란 것이 있다.
그 들은 잘 때에도 군복과 군화를 신고 자며 완전 군장을 머리 맡에 놓고 자다가 비상이 걸리면 곧 바로 출동한다.
나는 항상 집에 들어와도 주머니 안에서 뭘 꺼내 놓는 경우가 없다. 지갑은 바지 왼 쪽 앞 주머니. 키 뭉치는 오른 쪽 벨트 크립. 셀폰도 오른 쪽 벨트 크립. 캐쉬는 왼 쪽 뒷 주머니...
나는 이런 습관이 미국 도착 이 후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우선 비상 시의 곧 바로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켈리포니아에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즉각 밖으로 튀어 나가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나는 맘에 꼭 드는 볼펜을 상의 가슴 주머니에 꽂고 다닌다. 누구든 볼펜을 빌려달라면 빌려주되 반드시 돌려받는다.
몇 번 볼펜을 잃어버렸는데 일 주일간 둥둥거리며 헤멘다. 가격으로 치면 $10.에 너덧 개를 살 수 있지만 잃어버린 정신을 나무란다.
볼펜과 라이터는 일회용으로 쓰는 거지만, 완전 사용 후 내 손으로 처분하면 되는데 그 전에 잃어버리는 것은 괴롭다.
볼펜을 잃어버린 어느 날, 일행 중에 장난으로 숨긴 것 같은 느낌에 현상금을 $100.을 걸었는데 누군가가 멋적게 내어 놓고 현상금을 요구하기에 줬다.
나중에 농담이라며 돌려주는 것을 받지 않자 돈을 돌려주느라고 일 주일을 쫓아 다닌 적이 있다.
나의 경직된 습관이 옳은 것 만은 아니리라.
어떤 사람은 날 보고 결벽증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요즘 깜작 놀라는 일이 벌어지는데 일 끝내고 툴을 한 두가지 씩 빼 먹고 오는데 그 때 마다 당황스럽다.
드디어 건망증이 생기는 거 같다.
한 때 담배를 끊기 위해 팻치도 붙혀 보고 캔디도 먹었는데.... 엄청 기분 나쁜 변비에 ... 포기했다.
약명을 잊어버렸지만 술도 끊을 수 있다는.... 브레인을 통제하여 담배 생각을 잊어버리게 한다는 약이다.
약을 복용한지 며칠 후에 증세가..... 멀티 테스크가 안된다...... 잊어 버린다.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 몇가지를 들고 나온다. 쓰레기 봉지. 커피 머그잔. 우편물......그러나 셋 중에 두개나 잊고 나온다.
버거킹 드라이브 웨이 윈도우에서는 음식을 오더하고 페이를 하고.... 음식을 기다리지 않고 그냥 운전하고 나오다가 아차! 하고 파킹랏에 다시 차를 세우고 들어가서 이미 나온 음식을 픽업하는데 잠간 동안이나마 윈도우와 계산대에서 요란스럽다.
걸핏하면 바지 자크를 올리지 않고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가 저녁에 일 볼려고 화장실에 가면 그 때 발견한다.... 하긴 누가 쳐다봐 줄 나이도 아니니...
요 근래 발생한 증세들....이렇게 셀폰의 도큐멘트에 글을 쓰는데 전화가 왔다. 잠간이었지만 셀폰을 찾느라고 벨트 크립에 손을 대고 전화기를 찾았다.
안경을 머리에 꽂고 안경을 찾아 헤멘다.
.
.
에이! 그냥 살련다.


작성일2014-07-29 23:30

시애님의 댓글

시애
좋은 습관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님께서 말하는..
여기저기 놓고 다니는 그 어떤 인간이..
바로 저 시애 입니다.. ㅠㅠ

건망증..
또한 부럽습니다..

잊지 않고 싶은데.. 잊어 버리는 거..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의 슬픔이 잊혀지지 않고
계속 된다면...

무서운 일입니다.. ㅎㅎ

잊어버릴 수 있다는 거..
축복입니다  bplat님..  ;p

bplat님의 댓글

bplat
제가요...
옛날 애인들 얼굴과 이름을
모두 잊었어요.
아까운 추억이
다 날아가 버렸어요.

다시 연애해서
추억을 만들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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