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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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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습성

누군가 나를 잡고 흔들면
나는 호두알처럼 후두둑 떨어진다.
절반은 남겨두고 절반만 떨어진다.
오뉴월 땡볕으로 나를 조리면
나는 익는다.
절반이 시뻘겋게 익는다.
푸르딩딩하고 떫은 절반의 맛은 남겨두고
아무리 나를 털어내려 해도
그냥 거기 묻어 있다. 나의 절반은
재가 되지 않는 절반의 습성 때문에
불구로 살아왔다.
저녁나절 해가 떨어지면
남겨둔 절반이 와르르 쏟아진다.
반이 뚝 부러진 절반이
지팡이 짚고 절뚝거리며 걸어나온다.
반쯤 이별한 사랑이, 반만 시같은 시들이
반만 성한 장기들이, 반만 남은 적들이
반쯤은 웃고 반쯤 울던 입술이, 반은 죽은 목숨이......
반이, 반의 반이 또 그 반의 절반이
어쩌나, 이 절반의 악몽을

이 미지근한 습성을 단칼에 잘라 낼
칼날을 잃은 지 오래다.
아니, 칼 대봤자 소용이 뭐람
절반은 칼날에 남아 피 흘리고 있을 텐데..

최문자






정신없이 사랑하고 싶다
그렇게 정신없이 사랑하다가
나를 잊어버리고
나는 없어져버려도......

작성일2015-06-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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