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아, 삼일절

지가람

기미년 삼월일일 정오를 아시는가
오늘이 아 백 년 째 그 날인 줄 아시는가
속일 줄 모르는 사람들이 백주대낮 일어 선

일구공오 을사늑약 일구일공 경술국치
하야시 을사오적,데라우찌 이완용
결단 낸 나라 찾아서 목숨 걸고 죽어 간

단 한 번 서슴없이 맨주먹에 흰옷으로
옷고름 풀어져라 외쳤던 대한 만세
자주는 칼에 찔리고 독립은 총살 당해

오늘도 정오를 지나는 당신이여
이 날을 한 번 쯤은 그리워해 보셨는지
핏물 든 방방곡곡곡 목 달리고 불에 타던

삼천리 금수 이룬 소나무도 난자 당해
진도 앗겨 휘굽어져도 지켜 온 조국 하늘
열 두 시 그 순간만이라도 눈에 좀 묻혀두자

지난 날을 용서하자 겨울을 난 나무처럼
봄을 믿고 발을 벋어 꽃 누려 열매 맺어
폭풍우 천둥벼락에도 외려 그늘 키우듯

천만년 지난다면 그 아픔 지혈 될까
모난 돌도 지우면서 물결 이룬 강물처럼
흐르자 조국 이제는 우릴 믿고 믿으시게

선열의 아리랑이 울리는 이 좋은 날
십리 못 가 발병 나는 나와 당신 살피시네
복수도 앙갚음짓도 외려 못난 행티라며

태극을 벗어나서 있을 나라 없는 것을
기미년 삼월일일 정오를 빛냈듯이
어떤가 대한민국 만세 만세 만세 터뜨리세

만방에 무궁화가 다투어 피어나게
선열님들 건진 조국 정오처럼 푸르러라
해처럼 달처럼 길을 닦자 세계인의 코리아로

-삼일절 100주년 전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