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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 chocolate><b>부뚜막에 쪼그려.. <font colo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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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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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 어린 처녀의 외간 남자가 되어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 어린 그 처자

발그라니 언 손에 얹혀

나 인생 탕진해버리고 말겠네

오갈 데 없는 그 처자

혼자 잉잉 울 뿐 도망도 못 가지

그 처자 볕에 그을어 행색 초라하지만

가슴과 허벅지는 소젖보다 희리

그 몸에 엎으러져 개개 풀린 늦잠을 자고

더부룩한 수염발로 눈꼽을 떼며

날만 새면 나 주막 골방 노름판으로 쫓아가겠네

남는 잔이나 기웃거리다

중늙은 주모에게 실없는 농도 붙여보다가

취하면 뒷전에 고꾸라져 또 하루를 보내고

'나 갈라네' 아무도 안 듣는 인사 허공에 던지고

허청허청 별빛 지고 돌아오겠네

그렇게 한두 십 년 놓아 보내고

맥없이 그 처자 몸에 아이나 서넛 슬어놓겠네

슬어놓고 나 무능하겠네

젊은 그 여자

혼자 잉잉거릴 뿐 갈 곳도 없지

아이들은 오소리 새끼처럼 천하게 자라고

굴 속처럼 어두운 토방에 팔 괴고 누워

나 부연 들창 틈서리 푸설거리는 마른 눈이나 내다보겠네

쓴 담배나 뻑뻑 빨면서 또 한 세월 보내겠네

그 여자 허리 굵어지고 울음조차 잦아들고

눈에는 파랗게 불이 올 때쯤

나 덜컥 몹쓸 병 들어 시렁 밑에 자리 보겠네

말리는 술도 숨겨놓고 마시겠네

몇 해 애를 먹어 여자 머리 반쯤 셀 때

마침내 나 먼저 숨을 놓으면

그 여자 이제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리

나 피우던 쓴 담배 따라 피우며

못 마시던 술도 배우리 욕도 배우리

이만하면 제법 속절없는 사랑 하나 안 되겠는가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 - - - -



삶에 지쳐 숨만 붙이고 살았던 시절의 얘기 같습니다

현대를 살면서도 어쩌다 발견한 이 시가 왠지 눈길이 갑니다

비록 ㅤㅈㅜㅈ어온 거지만 잘 닦아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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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2-04-04 20:50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김사인님의 시였습니다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a href="http://tinypic.com?ref=23j62kp" target="_blank"><img src="http://i42.tinypic.com/23j62kp.jpg" border="0" alt="Image and video hosting by TinyPic"></a>


<font color="brown"><b>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던 시절은 보지 못했어도

어머니의 부뚜막 시는

지금이라도 어머니 치마품에 뛰어들고픈 어릴적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나는 행복합니다//천상병



나는 아주 가난해도
그래도 행복합니다.
아내가 돈을 버니까!

늙은이 오십 세 살이니
부지런한 게 싫어지고
그저 드러누워서
KBS 제1FM방송의
고전음악을 듣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오. 그래서 행복.

텔레비전의 희극을 보면
되려 화가 나니
무슨 지랄병(病)이오?

세상은 그저
웃음이래야 하는데
나에겐 내일도 없고
걱정도 없습니다.
예수님은 걱정하지 말하고 했는데
어찌 어기겠어요?

행복은 충족입니다.
나 이상의 충족이 있을까요?



김사인님의 시를 잃고나니
천상병님의 시가 떠오릅니다.

행복은 충족이고
그 충족이 자신뿐이라는
한량 시인들의
배포가 부럽습니다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font color="brown">
어쩌면 조상님들 세대라는 핑계를 댄
술로의 자화상인지도 모릅니다......





간이 배밖에 나왔다는 소릴 하도 들어서
그럴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불나비님의 댓글

불나비
...내 간은 태어날때부터 배 바깥에 달려있었다능.. ㅋ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font color="brown">
어익후~

불나비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아님 아직도 먼곳에 계십니까..

그래서 술로는 배바지를 입고다니다능.. ㅋ

깜깜이님의 댓글

깜깜이
나는 몸배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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