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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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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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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 신경림



온 집안에 퀴퀴한 돼지 비린내
사무실패들이 이장집 사랑방에서
중톳을 잡아 날궂이를 벌인 덕에
우리들 한산 인부는 헛간에 죽치고
개평 돼지비계를 새우젓에 찍는다.


끝발나던 금광시절 요리집 얘기 끝에
음담패설로 신바람이 나다가도
벌써 여니레째 비가 쏟아져
담배도 전표도 바닥난 주머니
작업복과 뼈속까지 스미는 곰팡내


술이 얼근히 오르면 가마니짝 위에서
국수내기 나이롱뻥을 치고는
비닐 우산으로 머리를 가리고
텅 빈 공사장엘 올라가 본다 .


물 구경 나온 아낙네들은 우릴 피해
녹슨 트럭터 뒤에 가 숨고
그 유월에 아들을 잃은 밥집 할머니가
넋을 잃고 앉아 비를 맞는 장마철
서형은 바람기 있는 여편네 걱정을 하고
박서방은 끝내 못 사준 딸년의
살이 비치는 그 양말 타령을 늘어 놓는다.

++


우리가 사는 이곳의 6월 날씨는
6월의 꽃 나리처럼 말고 향기로운 날씨입니다.

한국의 6월도 아름다운 것으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날씨가
6월에 시작되는 장마로 인하여
질고 곰팡이 나는 날씨로 변하는것 역시 6월 입니다.

장마처럼 궂은 6.25라는 우리들 역사의 비극때문에
아름다운 6월은 나래 보다는
피와 눈물과 죽음이 더 강한 느낌으로 다가 옵니다.

아직도 우리들의 가슴속엔
궂은 장마와 6월의 전쟁의 후유증으로

좌와 우
남과 북
사상과 이념의 전쟁이 계속되고

전쟁의 잔인한 파편은
살기에 벅찬
밥집 할머니와 서형과 박서방의
가슴을 후비고 지나가는것 같습니다.


아래 지가람님의 글과
멋진술로님의 댓글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벌써 6월 입니다.
일년의 반 입니다.




작성일2012-06-01 21:49

하나 님의 댓글

하나
여기도    6월이  장마철인데  습도가    낮은탓인지    곰팡이는  아직  못본듯  하네요    오나가나  봄철  나물들로  풍성한  식탁들    저도  오늘  구역예배  갔다가    넉넉히  얻어  싸들고왔네요  운동삼아  나도  나물좀  케러  갈려했지만  ㅎㅎㅎ  게으른  탓으로  아직  한번두  못가?네요
암튼  신나는  여름  가기전에  즐기자구요  얏호~~~

지가람님의 댓글

지가람
언제 읽어도 목에 거시기가 걸린거 같더니
오늘 읽고보니 정말 유월장마가 진 거 같네요

여펜네 속곳 걱정하는 서형이나
살 비치는 양말 타령하는 박서방
자식 입에 퍼 안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밥집을 열었을 할머니의 심정만큼
그러고서도 어쩌지 못하는 속수무책의 군상들 !

어차피 입을 중심으로 두개씩의 눈과 귀와
코구멍과 팔이 손이 나누어져 있고
거시기를 중심으로 다리나 발이 나누어져 있으면서도
한 몸을 이루니 어느 하나라도 함부로 말라는 거겠지요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는 것처럼 말입니다

유월도 이제 두번 째 걸음을 막 떼는군요
김기자님도 궁금하고
술로님도 보고싶고
하나님,그리고 모두 찾고싶어
머잖아
꾀꼬리를 날리겠지요

또 하루
꼭꼭 숨어야겠어요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지가람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얼굴은 입을 중심으로
한 쌍씩의 눈, 코구멍, 귀가 나뉘어 있고

몸은 거시기를 중심으로 양 옆으로
손, 발이 나뉘어 있는것 같습니다.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말라는
신의 표적임은 분명한것 같습니다.

근데
배꼽은 왜 만들어 놓으셨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는 밤 입니다.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하나..님
봄나물은 겨울내 지친 몸을 깨우는
오묘한 약이라도 들었습니다.

많이 자시고 힘 내셔서
사랑방에 존 글, 이쁜 글, 깨끗한 글
많이 올려 주십시요 ^^

씨애틀 무궁화님의 댓글

씨애틀 무궁화
김기자님!
만약에 말입니다.
김기자님과 이놈 무궁화가
천당엘 가서 아담과 하와 를 만났다면
이놈은 한눈에 알아볼수 있을겄 같은데
김기자님은 어디를 보고 아담과 하와 라는걸
한눈에 알수 있느감요...
.
.
.
.
바로 배꼽 아니겠시유~
모든사람들은 모태에서 나설라무니
배꼽이 있는디......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이 흙으로 맹글어서
배꼽이 없잖아유~  ㅋㅋㅋ

씨애틀 무궁화님의 댓글

씨애틀 무궁화
김기자님!
만약에 말입니다.
김기자님과 이놈 무궁화가
천당엘 가서 아담과 하와 를 만났다면
이놈은 한눈에 알아볼수 있을겄 같은데
김기자님은 어디를 보고 아담과 하와 라는걸
한눈에 알수 있느감요...
.
.
.
.
바로 배꼽 아니겠시유~
모든사람들은 모태에서 나설라무니
배꼽이 있는디......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이 흙으로 맹글어서
배꼽이 없잖아유~  ㅋㅋㅋ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ㅎㅎㅎ..

무궁화님은 배꼽의 의미를
사후 세계에 의미를 두셨고



안도현 시인은
존재의 이유에 의미를 둔것 같습니다 ^^


배꼽 / 안도현


도대체 배꼽을 왜 뱃가죽에 붙들어 매어둔단 말인가?
그 환한 이마에 턱 붙여놓으면 안 되나?
그 부지런한 손등에 좀 붙여놓으면 안 되나?

어릴 적에 나는 배꼽 속에 아기염소를 묶어
오랫동안 사육하는 노인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배꼽 둘레를 따라 염소가 뱅뱅 돌던 자리
꼬질꼬질한 주름이 자글자글했으니까

내 조국은 이십대의 배꼽을 가리려고 군복을 입혔고
나는 제일 늦게 마르는 습지의 울먹이던 웅덩이를 갑으로 메웠다
그러다가 꽃에도 배꼽이 있나, 살펴보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

몸 바깥으로 나가지도 못했다
몸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했다
배꼽처럼 살았다

오늘 신원 마을 모정<茅亭>에 드러누워
배꼽으로 달려드는 파리를 휘휘 쫓다가 알았다
내가 배꼽을 달고 있는 게 아니었다
배꼽 끝에 달린 마대자루가 바로 나였다

언제까지 배꼽을 파먹으려 삶을 영위할 것인가?
그러니 부디 배꼽을 풀어주자, 배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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