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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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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천향희


황닷거미는 입에다 제 알집을 물고 다닌다는데
시크리드 물고기는 입에다 제 새끼를 미소처럼 머금고 있다는데
나는 입으로 온갖 업을 저지르네

말이 망치가 되어 뒤통수를 칠 때 무심한
한마디 말이 입에서 튀어나올 때 입은
얼마나 무서운 구멍인가

휜띠거품벌레는 입에다 울음을 삼킨다는데
황새는 입에 울대가 없어 울지도 못한다는데
나는 입으로 온갖 비명을 내지르네

입이 철문이 되어 침묵할 때 나도
모르느 것을 나도 모르게 고백할 때 입은
얼마나 끔찍한 소용돌이인가

때로 말이 화근이라는 걸 알려주는 입
입에다 말을 새끼처럼 머금고 싶네
말없이 말도 없이

-현대문학 2010년 1월호

작성일2012-07-24 08:54

지가람님의 댓글

지가람
입술에 검지를 대고 이-ㅂ 해보시겠어요?


비님의 댓글

<img src=http://cfile7.uf.tistory.com/image/181639474F1BBF61168B4D>

그때그넘님의 댓글

그때그넘
나... 병인가봐요...
이런 주제에 저런 사진보믄서 야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네요 ...

그때그넘님의 댓글

그때그넘
입술은 참 도톰하니 ?시한데... 손가락은 좀 삐뚤하네요? ㅋㅋ

멋진술로님의 댓글

멋진술로
멋진술로의 뜻이 무어냐고
물어본 사람이 있었드랬는데..

뜻은..
"멋진입술로" 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은?..
역시 입술이랍니다.. ^^

그런데
그 멋있고 맛진술이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자폭장치의 안전핀이 되기도 하고

나라를 파멸시키는 경국지색의 입술이 되기도.. ^^;
술로도 전염됐는지 섹시해 보임니다.. ㅋ

까페지기님의 댓글

까페지기
<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www.youtube.com/embed/pNLYNj2BTOw" frameborder="0" allowfullscreen></iframe>

비님의 댓글

<b>
말 없는 침묵이 때로는
 
 
 
한 사람이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삶이 너무 힘들어 주체 없이 흔들릴 때,
그 사람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어떤 충고나 조언이 아닙니다.
 
그냥 말없이
그 곁에 있어 주는 것입니다.
 
철학자 칼 힐티는
"충고는 눈과 같아야 좋은 것이다.
조용히 내리면 내릴수록
마음에는 오래 남고 깊어지는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도 말없음이
더 커다란 위안이 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상대방을 아낀다는 명목 아래
내가 그 사람에 대해서
다 안다는 듯 충고하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때로는 상대방을
더 아프게하고 힘겹게 만드는 일이 되기 쉽습니다.
 
상대방은 힘겹고 어려운 순간,
당신이 곁에 있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안이 될 때가 많습니다.
 
소리없는 침묵은
때로 더 많은 말을 들려 주고
더 많은 사랑을 표현해 줍니다

김기자님의 댓글

김기자
입 속의 검은 잎//기형도


택시 운전사는 어두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이따금 고함을 친다, 그때마다 새들이 날아간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나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그를 생각한다


그 일이 터졌을 때 나는 먼 지방에 있었다
먼지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문을 열면 벌판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그해 여름 땅바닥은 책과 검은 잎들을 질질 끌고 다녔다
접힌 옷가지를 펼칠 때마다 흰 연기가 튀어나왔다
침묵은 하인에게 어울린다고 그는 썼다
나는 그의 얼굴을 한번 본 적이 있다
신문에서였는데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이 터졌다, 얼마 후 그가 죽었다


그의 장례식은 거센 비바람으로 온통 번들거렸다
죽은 그를 실은 차는 참을 수 없이 느릿느릿 나아갔다
사람들은 장례식 행렬에 악착같이 매달렸고
백색의 차량 가득 검은 잎들은 나부꼈다
나의 혀는 천천히 굳어갔다, 그의 어린 아들은
잎들의 포위를 견디다 못해 울음을 터뜨렸다


그해 여름 많은 사람들이 무더기로 없어졌고
놀란 자의 침묵 앞에 불쑥불쑥 나타났다
망자의 혀가 거리를 흘러넘쳤다
택시 운전사는 이따금 뒤를 돌아다본다
나는 저 운전사를 믿지 못한다, 공포에 질려
나는 더듬거린다, 그는 죽은 사람이다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장례식들이 숨죽여야 했던가
그렇다면 그는 누구인가, 내가 가는 곳은 어디인가
나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디서
그 일이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 어디든지
가까운 지방으로 나는 가야 하는 것이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내 입 속에 악착같이 매달린 검은 잎이 나는 두렵다

++

그저 터진 입에
라면 넣으려 물 올립니다.

의자님의 댓글

의자
기시인은 작가들이 가끔 인용하던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터진입이
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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