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유치환

이 밤이 다하기 전에 이 무한한 벽을 뚫어야 하는 囚人
또는
허무를 데굴대는 쇠똥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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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옛날 글 재탕한 남자

나의 입은, 악구(惡口)
나의 자아는, 아집(我執)
나의 사랑은, 색탐(色貪)

나의 피는 평생을 후회로 에덴을 맴돌던 아담과 하와의 눈물
나의 본성은 질투의 분노로 아벨을 살해한 가인의 심장
나의 분노는 한 여인을 사랑 함으로서 모든 힘을 빼앗긴 삼손의 장렬한 죽음

나는 너의 업보를 업고 영원을 굴러온 너의 전생(轉生)
너는 나의 업보를 지고 영원을 굴러갈 나의 내생(來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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