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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무덤’ 美시카고컨벤션센터, 매일밤 커튼 치고 빛 차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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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무덤’ 美시카고컨벤션센터, 매일밤 커튼 치고 빛 차단한다


10일 시카고 자연사박물관의 조류 전문가들이 지난달 4∼5일 맥코믹플레이스 유리벽에 충돌해 폐사한 철새 1000마리의 사체를 모아 확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최대 규모 컨벤션센터인 시카고 맥코믹플레이스가 하룻밤 철새 1000마리가 건물에 돌진해 떼죽음 사고를 겪은 지 한 달 만에 보호 대책을 내놓았다. 불빛을 차단해 ‘철새 무덤’ 참사가 발생하는 걸 막겠다는 의도다.


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맥코믹플레이스를 소유한 기관 MPEA(Metropolitan Pier and Exposition Authority)는 전날 월례 이사회를 통해 사고가 발생한 전면 유리 건물 ‘레이크사이드 센터’(Lakeside Center) 창에 매일 밤 빛이 차단되도록 커튼과 블라인드를 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에 불이 켜져 있더라도 밖으로 불빛이 새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레이크사이드 센터’는 맥코믹플레이스를 구성하는 4개 동 가운데 가장 동쪽, 미시간호변에 놓인 연면적 5만4000㎡ 규모의 4층짜리 건물이다. 이 빌딩의 외벽 인근에서는 지난달 5일 새벽 1000마리에 달하는 명금류(songbirds) 사체가 발견돼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전문가들은 겨울을 앞두고 남쪽으로 이동하던 철새들이 미시간호변을 따라 낮은 고도로 날다가 레이크사이드 센터의 밝은 조명에 현혹돼 잇따라 유리창을 들이받고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매일 밤 레이크사이드 센터의 조명을 꺼야 한다’는 청원이 제기돼 전국에서 1만여 명이 서명했다”며 MPEA 이사회는 전날 이 청원서를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시카고 시의회에는 “철새 이동기에 시카고 도심 빌딩의 등을 모두 끄도록 해달라”는 청원이 접수됐으며 이 청원서에는 4만7000여 명이 서명했다.


MPEA는 맥코믹플레이스에서 밤늦게까지 행사가 진행되는 날이 많아 일괄적 소등이 어렵다며 “매일 밤 유리창에 빛이 차단되는 커튼 또는 블라인드를 치고 건물에 사람이 없을 때는 불을 끄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의 커튼과 블라인드도 원격 제어되는 전자동으로 교체해 열고 닫기가 용이하도록 할 방침”이라며 “장기적으로 레이크사이드 센터를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성 있는 빌딩으로 리노베이션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시카고 조류 충돌사고 관찰자 모임’(CBCM) 대표는 MPEA의 결정을 반기면서 “책임자들이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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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3-11-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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