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뉴욕 방문 당시 청와대 경호처로 파견된 국방부 직원의 성희롱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인 가운데, 청와대는 9일 "당시 관련자 8명이 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재미(在美) 블로거 안치용 씨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뉴욕 방문 당시 청와대 경호처에 파견됐던 해군 부사관 A씨가 현지 인턴을 성희롱한 사건과 관련하여 지난 8일, 자신의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통해 '국방부 파견 직원을 포함해 경호처 선발대 10여명이 징계조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건은 국방부 직원 등 경호처 파견자들과 피해자 인턴 등이 참석한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1차 성희롱 발언을 했고, 회식 이후에도 피해자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등 추가 가해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자는 외교부 측에 즉각 항의하였으며, 이는 외교부 의전장까지 직보됐다.

 
징계조치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자, 청와대는 9일 "경호처 상사 4명에 대해 지휘책임을 물어 징계했고, 동석자 4명에 대해서는 (성희롱을) 만류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징계했다"고 말했다. 경호처 직원들은 직접 가해자는 아니지만 전원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정확한 징계 수위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청와대측이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청와대는 “피해자 신상이 공개될까 우려된다"고 ‘피해자 보호 차원’이라며 은폐 의혹은 부인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 또한 "징계까지 다해서 종결 처리한 것 아니냐"며 "깔끔하게 조치했기 때문에 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희롱ㆍ성폭력에 대해 엄중 조치하겠다던 청와대가 내부 사건에 대해서는 정확한 징계조치 발표조차 이루어지지 않자, 성희롱 사건 자체를 대다수가 모르게, 아무렇지 않게 조용히 넘어가려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시 상황이 강제 신체 접촉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가 사건을 축소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야당측은 “성희롱 성추행에 그토록 목소리를 높였던 청와대 인사들과 민주당이 이 사건에 침묵한다면 성범죄도 내로남불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만 여긴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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