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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 이름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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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가 문 한 모금의 양,

똑 그만한 양이 병바닥을 기길래
혈 내밀고 마셔 본 후긴

아이고 써.

아버지는 또 사홉들이 소주를
송곳니와 주변 이를 강제동원하여
마갤 따 나발을 불곤 마당에 집어던진 게
도르르 내 발앞에 당도해
걸 줘 간을 보았던 거였다.

실은 술을 간 보련 게 아니라
소주병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둠이 휘몰아치기 시작하면
은하수가 몽땅 내려앉은 듯,

언덕배기의 크고작은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반딧불을 잡아 담기 위함였었다.

아버지의 인간 샌드백이 되어
날이면 날마다 두들겨 맞으며
맷집만을 키우며 사셨던 엄만

아버지가 술에 꼴아
일찍 잠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집안은 고요한 평화가 찾아왔고

그 평화 틈 가운데 앉아 조용조용 떡을 썰었으며
옆에서 난
쐬주병에서 쏟아지는 반딧불의 빛을
책 행간행간에 덜어놓으며 야독을 한 결과

초등학교에 수석합격을 했다.

수석합격했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동네 구석구석을 싸돌아다녔고

곧 불어닥칠 칭찬,
축하릴레이를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돌아다니고 다니던 소문이
소문을 하나 물어 왔길래 봤더니

컨닝했네비지 뭐.
문제가 쉬웠네비지 뭐.
잘 찍었네비지 뭐.

심지어

경찰서에 진정서가 들어왔다길래 뭐녰더니
시험지가 사전유출된 것 같으니 조사 좀 해 달라는 진정서였는데

게 어떤놈였냤더니
우리 큰형색휘였댜.
.
.
.
.
.
초딩을 수석입학하곤 깨달았다.

아, 사람들은 칭찬에 무진장 인색하구나.

아니다.
칭찬을 할 줄 모르는구나.

형젠데도 말이다.

또 하날 깨달았다.

아, 사람들은
남의 칭찬엔 엄청 인색하면서도

자기의 조그만 일에는
엄청난 칭찬을 받길

간곡히도
간절히도
갈구하고
갈급하고
갈망하고
원하는구나.

해 묻든데

얘,

너 시방 심히 찔리지?
.
.
.
.
.
묻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시인이라고 시인한 시인이라는 사람이
한 찌라시에 기고한 글을

많고 많은 글 속에서
내 눈이 용케도 잡아냈다.

잡고 본 즉슨,

마켓에 가 장을 보곤
치룰 값이 70불 정도.

“카드에 돈이 없는데요?”

나라에서 돈을
카드에 채워주는 날짜를 착각하고 가선
빈 카드에 그만 당황하고 있는데

뒤에 있던 젊은 아주머니가
70불을 내 주곤

인사할 틈도 없이
돈을 갚을 방법도 안 가르쳐주고 사라졌다며

살다 보니
티비에서나 봐 왔던 미담의 주인공 이야길
내가 직접 쓸 줄은 몰랐다며
감사하고 고맙다는 대충 그런류의 미담의 글였는데,

글을 읽곤 순간 느꼈다.

아, 이 시인님은 안 봐도
참 맑은 시인분이시겠다.

음...... 만약 너였어봐.

평소에 호주머니에 700불을,
아니 7,000불을 넣고 다니며
장도 보고 그러는데

계산하려 안봉창에 손을 넣어보니
지갑이 없어졌다.
쓰리맞은 게 분명하다.

해 당황하고 있는데 뒤에 아주머니가 어쩌니마니

그리 글을 쓸텐데 이?

그러고도 남지 이?

너처럼 했어도 됐으련만

그 시인님께선

정부 보조금으로 산다.
카드에 돈이 하나도 없다.
70불을 결제할 수 있는 다른 카드도 없다.

가진 게 없다.

그 솔직함이 참 당당하고 멋있지 않냐?

나 또한 닮고싶어지더라고.
.
.
.
.
.
그래가지구서는 이제 그 시인 글 밑에
매달린 댓글을 좀 보잤더니

“딴 봉창에 비상금 70불도 없냐?
그지냐?
장 볼 생각 말고 집에서 라면이나 처드세요.”

아, 슬퍼져.

댓글란에 잡아다 놓을 인

그 시인이 아니라
그 아주머니여야는 거잖아.

그 아주머닐 잡아다 놓고 족치길

아름답습니다.
훌륭하십니다.
좋은일을 하셨습니다.
복 많이 받으실 겁니다.

이래야 되는 거잖아.

아님 차라리 안 댓글 달고 침묵하든가.

저게저게저게 뭐야아?

그날 그 댓글란에
시인을 잡아다 놓고 족친 놈.

게 바로

너지?

그러지 좀 마 좀 제봘 조옴.

칭찬 좀 하면서 살고 좀 그래봐 조옴.

칭찬하고 남
칭찬받는 이 보다
네가 더 행복해진다는 걸 왜 몰라아?

그니 앞으론 제봘 칭찬의 생활화

옥퀘이?

또 냥 칭찬하랬다고 냥

냥 알지도 못 하는 먼먼데가서 하려하지말고

가까운 곳.

바로 여기서의

너와 너 그리고 너.

매일매일 안 칭찬으로 하룰 삶,
그 삶이 퍽이나 윤택해지냐?

그만들 좀 해라.

서로의 안 칭찬,

별로 안 아름답거든?

옥퀘이?~~~
추천 4

작성일2023-01-2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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