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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아닌 노동절..女 10명 중 6명 "시댁 가느니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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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 집안일 스트레스'..女 61.5% ·男 10.1% - 시댁 다음에 처가…女 54.9% “불합리한 관행”
- ‘명절 가사분담 불공평’… 男 43.1% 女 80.6% - 여성 직장인 10명 중 2명 “명절때 당직 자원”
- 40.3% "명절에 시댁 가느니 출근할 의향 있어"

기혼 여성들에게 설은 명절 아닌 노동절이다.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일어난 남편들 밥상을 차리는 일도, 제사상을 준비하는 일도 모두 아내들의 몫이다. 부부 간 성역할 인식의 변화로 남녀 간 공평한 가사분담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기혼여성 10명 중 6명은 여전히 명절을 앞두고 음식 준비 등 집안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 “명절 집안일 스트레스” 女 61.5% ·男 10.1%

이데일리가 사람인에 의뢰해 기혼 남녀 478명(남성 334명·여성 144명)을 대상으로 ‘남녀의 역할로 본 명절문화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9.2%(283명)가 다가오는 설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성별별로는 기혼 여성의 72.2%(104명), 기혼 남성의 53.6%(179명)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해 여성이 스트레스를 받는 비율이 더 높았다. 명절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복수응답)는 남녀별로 달랐다.

‘용돈, 선물 등 지출이 부담되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한 경우가 남성이 58.1%, 여성이 63.5%로 남여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여성들은 ‘명절 음식 준비 등 집안일이 힘들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한 경우가 61.5%로 2위를 차지한 반면 남성이 해당 항목을 꼽은 경우는 10.1%(18명)에 그쳤다.‘처가, 시댁 식구를 대하기 부담스러워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남성 응답자는 24.6%에 그쳤으나 기혼 여성은 51%나 됐다. 반면 ‘귀향길 교통체증이 걱정되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한 남성은 17.9%로 적지 않았지만 여성이 이에 응답한 경우는 7.7%로 불과했다.

◇ 시댁 다음에 처가…女 54.9% “불합리한 관행”

절반 이상의 여성들이 명절에 시댁(본가)과 친정(처가)을 방문하는 순서 및 형태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에 시댁(본가) 및 친정(처가)을 어떻게 방문하냐’는 질문에 61.9%가 ‘시댁을 먼저 방문한 후 친정에 간다(남성 응답자 기준: 본가를 먼저 방문한 후 처가에 간다)’고 응답했다.친정(처가)을 방문하지 않고 시댁(본가)만 방문한다고 응답한 경우도 5.4%나 됐다.‘명절에 위와 같은 부모님댁 방문 형태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남성은 14.1%에 불과한 반면, 여성은 54.9%나 됐다.

주부 권유미(가명·35)씨는 “평소에도 시댁 눈치가 보여 친정에 자주 못간다”며 “심지어 친정이 훨씬 가까운데 굳이 거리가 먼 시댁을 먼저 방문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권씨는 “장모님이 애 봐주러 자주 오시니 처가는 안가도 되지 않냐는 남편 말에 야속하다 못해 분노가 일었다”고 덧붙였다.

◇ ‘명절 가사분담 불공평’… 男 43.1% 女 80.6%

명절 기간 남녀 간 역할 및 노동량 배분 형태가 불합리하다는 응답은 54.4%로 나타났다. 남여간 견해차가 컸다. 여성은 80.6%가 불합리하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43.1%로 절반을 밑돌았다. 남성들 응답자는 ‘아내가 60% 이상을 담당한다’고 답한 비율이 68.7%로 가장 많았다. 그 중에서도 본인(남성)이 20%, 아내가 8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22.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본인이 30%, 아내가 70%를 담당한다는 응답이 18.3%를 차지했다. 여성은 본인(여성)이 가사분담 전체를 오롯이 전담한다고 응답한 경우도 15.3%나 됐다.

회사원 서미란(33·여)씨는 “맞벌이 부부여서 평소에는 내가 요리와 빨래, 남편이 설거지와 청소를 맡는 등 가사분담 배분이 비교적 공평하게 돌아가는 편인데 시댁 식구들을 만나는 명절에는 오롯이 내 일이 된다”며 “남편이 설거지를 도와주려다 ‘남편 부려먹는다’고 싫은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고 푸념했다.김영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전통적인 가부장적 문화와 인식에 익숙한 시어머니가 새로운 성역할 인식을 지닌 며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구조 아래 남편이 나서서 아내를 도와주기 어려운 분위기가 남아 있다”며 “세대 교체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여성 직장인 10명 중 2명 “명절 피하려 당직 근무”

사정이 이렇다보니 명절 연휴를 즐기는 대신 직장에 출근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전체 응답 여성의 22.9%가 ‘명절 연휴를 즐기는 대신 출근을 택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출근을 택한 적은 없지만 그럴 의향이 있다고 답한 여성은 40.3%나 됐다.이번 설날 연휴를 즐기지 않고 출근을 택한 워킹맘 신수진(가명·36)씨는 “쌓인 업무도 많고 명절 기간 음식준비에 시댁과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키고 싶지도 않아서 당직근무를 신청했다”며 “명절 때마다 남편과 싸우는 것도 지친다. 이번 연휴엔 남편과 아이들만 시댁에 보내고 밀린 업무를 끝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명절 전 가사분담 문제 등으로 불거진 부부 간 갈등이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원행정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설날과 추석 전후 10일 간 하루 평균 이혼 신청 건수는 577건으로 다른 기간 하루 평균 신청 건수(298건)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명절 직후 3~4일 동안은 일평균 이혼 신청 건수가 700~800건에 달했다.

금태섭 의원은 “세대 교체와 더불어 남녀 간 성역할 인식이 변화하면서 명절 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평소 가사분담 및 돈 문제 등 쌓였던 부부갈등이 명절 기간을 기점으로 폭발해 이혼소송 건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 ‘명절 갈등’을 특별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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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2-1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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