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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하객 알바 .. "신랑측 하객 15명중 14명이 알바생" 2017.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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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알바 소문 거짓, 시급 7500원, 생면부지 신랑과 기념촬영 `씁쓸`…`보안` 위해 계약때 비밀유지 조항
임형준,박재영 기자

■ 타인 시선·체면 중시 문화에 성업중인 '하객알바' 체험기

"이렇게 네 분은 친구 역할을 좀 맡아주시고, 이쪽 네 분은 직장 동료 하세요."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예식장 주변 한적한 공터에 말끔한 20·30대 정장 차림 남성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일명 '하객 알바' 지원자들이다.

남성들 앞에 선 한 중년 남성은 미주알고주알 각종 유의사항 전달에 분주했다. 하객 알바는 편하고 근로시간이 짧다는 이유로 지난 수년 새 많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꿀알바'로 통한다.

일각에선 경쟁률이 100대1을 웃돈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도전해 본 결과 일거리 맡는 건 의외로 쉬웠다.

한 알선 업체에 이메일로 사진과 함께 간단한 자기소개를 보내니 예식 일주일 전쯤 집합 장소·시간과 함께 "기념 촬영과 자연스러운 연기가 부담스러우면 미리 포기하라"는 내용이 적힌 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이날 12명의 참가자들은 4명씩 직장·친구·지인그룹으로 나뉘어 직장 선후배, 학교 선후배, 친구 등 역할을 배정받았다. 기자의 역할은 직장 후배였다.

식장 앞에 도착해 직장 동료, 친구, 지인 순으로 입장 순서도 정했다. 신랑이 진짜 하객과 인사를 나누다 '썰렁'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빈틈을 노려 의뢰자와 간단한 축하 인사를 나눈 뒤 예식을 지켜보고 기념 촬영을 하면 끝이었다.

하객 알바의 최대 관건은 '자연스러운 연기력'이었다. 그러나 생면부지인 신랑에게 환환 웃음과 함께 "○○팀장님 축하합니다" "○○○아 축하해"라고 말을 건네며 악수를 하는 일은 하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어색하고 씁쓸함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험 있는 베테랑들은 "아이고 ○○팀장, 오늘은 완전 다른 사람이 됐네. 얼굴이 완전 폈어"라며 손발이 오그라드는 '명연기'도 시전했다.
신부 측 하객은 신부대기실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함께 찍는 '고도의 연기'가 필요하다.
가끔 부케를 받는 친구 역할도 맡는다. 이 경우 1만~3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꿀알바' 소문과 달리 보수는 '열정페이' 수준이었다. 일이 끝난 뒤 지급받은 알바비는 1만5000원. 업체가 의뢰자로부터 받는 하객 1인당 요금인 3만원 중 절반을 가져가는 구조다.
대기 시간을 고려하면 예식이 끝날 때까지 2시간 남짓 동안 시급 7500원 정도를 받는 셈인데, 이날 차려입은 양복의 드라이클리닝비 등을 빼고 나면 그야말로 '본전치기'에 가까웠다.
일반 하객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도 '하객 알바'들에겐 제공되지 않았다.

하객 대행 알바 '붐'이 일고 있는 건 아파트 주거 문화 등으로 공동체 사회 분위기가 갈수록 희석되면서 '동네친구'가 사라진 반면 여전히 관혼상제 행사에서 타인의 시선과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하객 알바는 재혼 부부, 부모가 결혼을 반대하는 경우에도 많이 쓴다. 부모 반대 결혼의 경우는 '부모 알바'까지 쓰기도 한다.
법조계나 의료계·대기업 종사자 등 고소득자가 붐비는 예식장 연출을 위해 수백 명씩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러다 보니 업체 측은 '보안'에 각별히 신경 쓴다. 계약서엔 '비밀유지' 조항도 있다.

 이날은 의뢰자 부모에게도 정체를 숨겨야 했다.
'하객 알바'의 피날레는 기념촬영이다. 생면부지인 신랑 바로 옆에서 평생 신랑 가족에게 남게 될 기념사진을 찍으려니 '씁쓸함'은 두 배가 됐다.

하객 알바가 두 번째라는 이 모씨(33)는 "지난번 기념 촬영 때 신랑 측 지인이 15명쯤 있었는데 딱 1명을 빼놓고 모두 알바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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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10-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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