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흡 전 국정원 차장, ‘1번 어뢰’ 제원 찾아내고, ‘폭침 주범’ 北 정찰총국장 납치 계획 수립
글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트위터페이스북기사목록프린트하기글자 크게글자 작게

2009년 5월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긴급 간담회에 출석한 최종흡 국정원 3차장이 북한의 2차 핵실험 사태 보고에 앞서 자리에 앉아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조선DB
북한군 어뢰에 의해 우리 해군 장병 46명이 전사(戰死)한 천안함 폭침(爆沈)이 3월 26일로 11주기를 맞는다.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건 국제 사회를 통해 명백히 검증되고 확인된 사실이다.

사건 초기 북한 소행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당시 국내 종북좌파세력은 북한 소행임을 전면 부정하며 이명박 정부 책임으로 몰고 갔다. 정부 입장에선 북한 소행의 결정적인 증거를 찾는 게 급선무였다. 드넓은 서해 상에서 ‘스모킹 건’을 찾아낸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최종흡 당시 국정원 3차장(북한 담당)이다.

최종흡 전 국정원 차장은 김대중(DJ) 전 대통령 미국 내 비자금 추적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 들어 국고 손실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가 2심에서 보석으로 석방됐다. 《월간조선》은 최종흡 전 차장 측 법률 대리인이 재판부에 제출한 자료에서 이러한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 자료에는 “최 전 차장은 북한 소행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던 2010년 4월 10일, 북한 내부 첩망(諜網)으로부터 북한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총지휘 하에 정찰총국 소장(우리의 준장)이 실무 총책으로 천안함을 폭침했다는 정보를 최초로 받았다”고 적혀 있다.


재판 자료에 따르면, 3차장실 산하에서 천안함 폭침에 사용한 북한산 어뢰(1번 표기)와 그 제원을 찾아냈다. 이와 관련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 A씨는 “3차장실은 북한 최고위급 탈북자와 국내·외 여러 정보 채널을 가동해 그 제원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재판 자료는 이렇게 덧붙이고 있다.


“2009년 북한이 대남도발을 감행하더라도 한국이 응징하지 못한다고 믿고 지속적으로 대남도발을 감행하는 것에 대해 피고인(최종흡-기자 주)은 강력한 보복조치가 필요하다고 원세훈 원장에게 건의하였고, 공작국장을 통해 천안함 폭침을 진두지휘했다는 북한군 소장을 납치하는 공작계획서를 작성하여 원세훈 원장에게 보고한 적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북한군 소장은 폭침의 주범인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뜻한다. A씨는 “이 납치 계획이 실현되지 않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 내부적인 문제에 부닥쳐 백지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A씨의 말이다.

“당시 북한은 좌파정권의 대북지원에 힘입어 핵미사일은 물론 각종 무기개발의 고도화를 추진했다. 대남도발도 이어졌다. 그 한 해 전인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같은 해 11월 대청해전이 모두 북한이 벌인 대남도발이었다. 2009년 초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DJ와 관련된 비자금이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유입되려 한다’는 첩보 역시 최종흡 전 차장으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명백한 안보 위해(危害)행위였기 때문이다.”
 

A씨는 "국정원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정보기관의 업무는 모두 다 비(非)합법적이다. 단 0.0001%의 안보 상 위해 행위가 발견되면 그 즉시 공작(工作·operation)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종흡 전 차장은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투철한 애국심의 소유자"라며 "문재인 정부가 그런 최 전 차장을 범죄자로 몰았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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