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할가량 익은 토마토의 살색처럼
풋익은 동쪽 하늘에
소리 죽인 비행기 한 마리가
기운 달쪽으로 줄행랑을 놓으며
우줄우줄 멀어져가고 있을 즈음,
 
새벽잠 없는 딱다구리 한 마리가
 
한 땐
원없이 푸르게 자랐던 추억에 몰두하고 있는
늙은 나무에
 
구멍
 
을 뚫으며
 
바라소리 같이
 
따르르르르르......
따르르르르르......
 
공기층에 금을 긋고 있어
 
귀가 열린 쪽으로
 
담배 연기가 들어간
한쪽 눈을 찌그려 감고
바들거리는 나머지 눈으로
소리를 짚어 가다
 
덜컥,
 
눈길을 가로막고 있는
잔디밭 가
 
놀이터.
.
.
.
.
.
미끄럼틀이 있고
그네틀이 있고
농구코트틀이 있고
 
늙어선지
어린이시절이 오래전여선지
시작된지 꽤 된 치매기운인지
 
틀 이름을 전혀 기억해 낼  수 없는
각양각색의 틀들이
큰 틀들 사이에 졸망올망,
 
갈피갈피 박혀있어
 
저마다의 모습들로 모여
누군갈 위해
 
놀이터
 
를 이루고 있는데,
.
.
.
.
.
문득,
 
단도리 할 틈도 없이
불쑥 튀어나오고야 만
 
해괴한 푸념.
 
놀이터에
 
저게 왜 필요해?
저건 또 왜 만들어 놓은 거야?
저런 건 치우면
 
놀이터
 
가 좀 깔끔해지겠고만서도.
.
.
.
.
.
저마다
 
입장차
 
라는 게 있어
그 입장찰 좁혀나가는 게
사람과 사람 사일텐데
 
내 입장만 고수하겠다고 하니
 
그래라곤
너보단 좀 더 넓은 마음을 가진 내가
네 입장에
내 입장을 맞출 수 밖에.
.
.
.
.
.
놀이터
 
에
 
오로지 꼭 반드시 철저하게
 
펌
 
틀과

도배

틀을 설치해 놓고
다른 틀은 다 철거해얀단 주장만
주구장창 펌으로 주장하는 너.
 
딴 것들은 다
 
저질.
 
놀이터에 놀러 온 이들이
다칠 수 있는 위험한 틀이기에
철거해야함이 지당하다고 주장하는
 
너.
 
의 그 주장 인정.
 
해서
 
나도
 
네게 더욱더 분발하고
조씸 닿는데까지 힘내라고
귀한 틀을 하나 선물한다.

니미스러운

pike놈.

틀.~~~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