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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 조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거리에
한 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이란다. 

함박눈 내리는 밤에
혼자 앉아 있으면서도 
꼭 닫힌 창문으로 눈이 가지지 않는 사람은
사랑의 덫을 모르는 가엾은 사람이란다.

++

비 오는 밤- 비 내리는 밤을 싫어하는 이상한 남자

추억을 살짝 건드리니 오늘 밤 비내린다.

지나버린 삶의 무게가 너무 가벼워
비에 젖은 무거운 추억을 외투처럼 쓰고 앉아 
비 내리는 거리에서 스스로 가라 앉아본다.

바람이 불어오고, 어둠이 상념처럼 무겁게 내리니
내 가슴 속 젖은 나무가지 뚝뚝 부러져 길위로 구르고
외롭다는 말 보다 더 외로운 말은 많이 하였으나
정작 비에 젖은 내 인생의 일기장에는 쓸 말이 아무것도 없다.

아직도 실낱처럼 남은 내 가난한 온기로
비에 젖은 추억을 살짝 건드리니 오늘 밤 비 내리고

나는 빈손으로 우뚝 선 겨울 나무가 되어
곡조 없고, 가사 없는 노래를 젖은 바람 소리를 내며 부르고 있다.

움직이는 것은 하늘과 땅 사이의 銀보라 빛 비
머무는 것은 정물화처럼 굳어버린 나

그리고 길 위를 흐르는 젖은 기억 몇 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