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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조금은 특이했던 한 구인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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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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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의미있는 일을 위해 돈을 낙엽처럼 태울 줄 알아야 한다"

























































“나이가 몇 살이건, 고향이 어디건, 어느 학교를 나왔건, 지난날 무슨 일을 했건,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능력이 있는데 아무도 안 알아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소개서를 써서 보내라.”

‘급구. 월 00 보장, 숙식 제공’으로 빽빽하게 들어찬 신문에 특이한 구인 광고가 떴습니다.



“아니, 이런 깡패 집단에서 일할 생각이 났습니까?” 광고를 보고 찾아간 지원자에게 젊은 사장은 대뜸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곳은 70년대 ‘졸부’들의 ‘과시욕’을 자극해 피아노보다 비싼 미국 백과사전을 파는 회사였습니다.



“나는 적극적이다.나는 부지런하다.나는 합리적이다.나는 끈기가 있다.나는 목표가 있다.나는 나의 능력을 믿는다”

젊은 사장은 매일 아침 모든 사원들에게 이 신조를 외우게 했습니다. 책장수로 들어왔던 사원들은 괴팍하고 꼬장꼬장한 사장 덕분에 세일즈맨으로 성장했습니다.



20대 젊은 사장의 이름은 한 창 기. 세계에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가장 많이 판 사람. 우리나라에 세일즈 마케팅 기법을 최초로 도입한 사람. 미국 부통령이 인정한 영어를 가장 잘하는 동양인.



그 뿐만이 아닙니다. 국어학자가 울고 가는 재야 국어학자, 출판계의 혁명가, 독창적인 언론인, 날카로운 안목을 가진 문화비평가, 판소리 대중화를 이끈 명창 이해자 ··· 한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한창기라면, 그럴 수 있다”



당시 엘리트 집합소였던 서울대 법대생 한창기가 출세가 보장된 법조인 대신 선택한 직업은 세일즈맨. 미8군에서 비행기표와 영어성경책을 팔던 그는 우연히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보고 미국 시카고 본사에 ‘장사를 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동양 최초 지사장이 된 그는 ‘시카고 촌놈들’에게 두 번째 편지를 썼습니다. 이번 편지는 한국에서 돈을 번만큼 한국을 위해 돈을 쓰라는 ‘협박 편지’였습니다.



5년에 걸친 끈질긴 요구는 통했습니다. ‘외화벌이’이라면 모든 게 통했던 군사 정권에 보란 듯이 ‘양놈들 것’을 팔아 번 돈으로 1976년 3월 최초의 순우리말 잡지 <뿌리깊은 나무>를 펴냈습니다.



긴 제목, 순한글, 가로쓰기, 크고 얇은 판형, 컬러 화보, 유명인 없는 무거운 분위기의 표지사진, 독자 비판 지면 ···당시 출판계의 모든 금기를 깨뜨리고 탄생한 <뿌리깊은 나무>는 혁명이었습니다.



“주어진 글에 양념이나 치고 화장이나 하는 일은 안 하겠다”던 그의 원칙대로 <뿌리깊은 나무>는 한문투의 문장, 일본어투가 밴 문장, 겉멋으로 떡칠이 된 먹물들의 문장을 우리말에 맞게 고쳐 썼습니다. 독자들은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순 우리말의 진짜 힘을 보여준 사건은 1978년 7월에 터졌습니다. 어려운 한자와 일본식 조어로 범벅된 독재정권의 ‘유신 헌법’을 순우리말로 풀어낸 [대한민국 헌법의 뜻은 이러하다]를 통해 유신헌법에 숨은 문제점과 헌법의 바른 의미를 분명하게 일깨워 준 겁니다.



전통은 낡은 것으로 홀대 받던 시대에 다 죽어가고 있던 우리의 판소리와 민요를 대중에 알렸고 팔도 지방 토박이들의 삶을 다룬 ‘민중 자서전’도 펴냈습니다.



최고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던 <뿌리깊은 나무>도 군사정권의 군홧발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 1980년, 전두환 정권은 ‘계급의식과 사회불안을 조성한다’며 강제 폐간 시켰습니다.



하지만 그는 ‘한창기’였습니다. “사람이 의미있는 일을 위해서는 돈을 낙엽처럼 태울 줄 알아야 한다”며 전두환 정권의 위세가 하늘을 찌르던 1984년 ‘뿌리깊은 나무’의 얼을 이은 <샘이 깊은 물>을 펴냈습니다.



평생 혼자 살았던 그는 1997년 61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꼬장꼬장한 그의 신념을 지켜나갔습니다. “혀끝과 붓끝이 같아야 허는디 왜 (전두환) 대통령 각하라고 부르냐”며 <샘이 깊은 물>을 통해 순우리말로 억압의 시대를 기록했습니다.



“잘사는 것은 넉넉한 살림뿐만이 아니라 마음의 안정도 누리고 사는 것이겠습니다. 우리가 ‘잘사는’ 일은 헐벗음과 굶주림에서뿐만이 아니라 억울함과 무서움에서도 벗어나는 일입니다.”





(SBS 스브스뉴스)



김주영 에디터; 권영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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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10-2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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