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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무르익는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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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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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처럼 회색빛으로 내려 앉은 하늘에선 금방이라도 퍼불듯하던 비가
뭉기적 뭉기적 거리며 한두방울 차 앞 유리에 내린듯 아닌듯 하다가 그냥 저무는 하루.

모터 바이크를 즐겨 타는 남편이 포인레이즈 가는 길가에 쌓아 놓은 Compost 회사를 보았고
지난 7월 드라이브겸 찾아갔다가 아주 저렴한 가격에 욕심껏 싣고 와서 가뭄으로 메마른
뒷마당에 도포.
모래땅에 심어진 꽃나무들이 심한 가뭄때문에 철따라  풍성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었는데
거름을 주고 물도 주며 기다리니 철지난 지금 예뿐 꽃들이 다투어 만개하는걸 보며 비가 오기 전에
한번 더 거름을 뿌리기로 작정하고 오늘 다시 찿아가 듬뿍 싣고나니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

돌아오는 길엔 안개비가 나리고 고즈넉한 시골 길가에 수십마리의 닭들이 한가로이 모이를 쪼으는
모습을 보며, 저렇게 자유롭게 살며 자연의 섭리대로 낳은 달걀을 사고 싶은 욕심이 발동,
오던길을 되돌아가 보니 잠긴 철문 밖에 아이스 체스트가 놓여 있고 그안에 1다즌 카톤에 담긴
계란을 보며 반가움에 환호성을 하며 자세히 보니 1다즌에 $7 이라는 글씨와 함께
먼저 사간 사람들의 돈이 담긴 봉투에 $14 을 넣고 2 다즌을 가져왔다.

소읍에서 살던 어린시절 ,집집마다 한두마리 닭을 키우며 달걀도 공급받고 삼복 더위나
귀한 손님이 오면 최고의 음식 접대용으로 키우던 누런 암닭.
지금처럼 동물 사료가 없던때라 사람이 먹기에도 부족한 쌀을 모이로 사용해야하니 많이 키우지도
못하고 한두마리가 낳는 알은 아버지와 오빠의 밥상에만 올려지고 내차지는 상상도 못해보던
그 귀한 달걀. 소풍 가는날에나 먹어보던 삶은 달걀 두개의 맛은 지금까지도 입안에 군침이 도는
추억속의 어린시절.

옛날에나 있을법한 무인 판매 계란을 사오면서 신뢰가 주는 흐믓한 마음의 여유와 함께 시골에서
살아온 아름다운 삶의 여백들이 하나 둘 되살아나 행복한 미소가 지어지는 아주 아주 즐거운 하루.
추천 0

작성일2015-10-28 21:14

노총각님의 댓글

노총각
좋은글임댜. 행님.

hiker님의 댓글

hiker
노총각님
식단이 좀 바뀌겠네요. WHO 발암물질음식  발표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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