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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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 이형기 적막강산에 비 내린다. 늙은 바람기 먼 산 변두리를 슬며시 돌아서 저문 창가에 머물 때 저버린 일상 으슥한 평면에 가늘고 차운 것이 비처럼 내린다. 나직한 구름자리 타지 않는 日暮...... 텅 빈 내 꿈의 뒤란에 시든 잡초 적시며 비는 내린다. 지금은 누구나 가진 것 하나하나 내놓아야 할 때 풍경은 정좌하고 산은 멀리 물러앉아 우는데 나를 에워싼 적막강산 그저 이렇게 빗속에서 저문다. 살고 싶어라. 사람 그리운 정에 못 이겨 차라리 사람 없는 곳에 살아서 청명과 불안 기대와 허무 천지에 자욱한 가랑비 내리니 아 이 적막강산에 살고 싶어라. ++ 비 내리다 지난 밤 갈등과 회환같은 세속적 아픔을 가슴에 품고 웅크리다 잠이들고 새벽 녘 웅크린 가슴속의 세속적 아픔들이 새처럼 푸득거림에 눈을 뜨고 가슴에 커다란 바위하나 얹고서 또 하루를 살아갈 걱정에 목이 메일때 슬픔같은 비가 내리고, 아주 차가운 비가 내리고 하루를 비 속에 같혀 아늑한 절망속에서 살다 바람이 가슴을 스치며 낸 상채기가 몹시 쓰라림에 오늘 밤 또 갈등과 회한같은 세속적 아픔을 가슴에 품고 웅크리다 잠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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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11-0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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