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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최초 캐나다 종신직 상원의원 '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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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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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75세의 종신직, 한인 이민사에 한 획을 긋다




캐나다 내 한인 이민 역사는 양국이 공식 수교한 19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한인 이민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현재 20만 명 안팎인 것으로 추산된다. 한인 사회의 규모도 그만큼 커졌다. 달라진 위상을 반영하듯 2009년에는 캐나다 연방정부 사상 최초로 한국계 상원의원이 탄생했다. 캐나다 BC(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출신의 연아 마틴 의원(현재 캐나다 집권당인 보수당 소속)이 그 주인공. 평범한 교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그는 상원의원이 된 지 5년 만인 2013년 원내 수석 부대표 자리에 올라 또 한 번 정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계를 넘어 동양인이 집권당의 수석 부대표가 된 것은 캐나다 의회 역사상 그가 처음이었다. 캐나다 상원의원은 지명직으로, 사회에 기여한 저명인사를 총리가 추천하고 총독이 재가하는 형식으로 뽑는다. 정년은 75세까지 보장된다.



일곱 살 때 이민, 21년간 교사로 근무

연아 마틴 의원을 만난 곳은 의회가 있는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가 아닌 토론토 인근의 작은 도시 런던이었다. 런던한인회가 마련한 ‘한인 1.5~2세대들을 위한 리더십 세미나’에 강사로 초청돼 런던을 방문한 그는 뜻밖에도 혼자였다. “동행한 보좌관이 없는지” 묻자 질문을 예상했다는 듯, 유창한 한국어로 이렇게 말했다.



“캐나다 의원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렇게 가방 하나에 자료 챙겨서 혼자 다녀요. 여기서는 놀랄 일이 아닌데, 한국에서 오신 분들은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더라고요(웃음).”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일곱 살 되던 해 부모님을 따라 캐나다 밴쿠버로 이주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교사가 돼 정계에 입문하기 전까지 21년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교사로서의 삶에 만족하며 살던 어느 날, 당시 일곱 살이던 딸이 “엄마, 나는 왜 다르지”라고 물었다. 이민자이기는 해도 캐나다 주류 사회에 완벽히 편입한 엄마와 캐나다인인 아버지 사이에서 자란 딸이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는 사실에 그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민 1.5세대로, 성장 과정에서 내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했던 자신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쩌면 이 아이가 나보다 더 혼란스럽겠구나’ 싶더라고요. 동양인 속에서는 서양인으로 보이고, 서양인 속에서는 동양인으로 보이잖아요.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제 딸 같은 혼혈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2003년에 ‘C3(The Corean Canadian Coactive Society)’를 만들었어요. 순전히 딸을 위한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이것이 정계에 진출하는 계기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C3는 현재 캐나다 내 한인 2세와 입양된 한국인들이 참여하는 ‘캠프코리아’를 비롯해 리더십 컨퍼런스·멘토링 등을 통해 한국 문화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작은 자원봉사 단체로 시작해 지금은 캐나다 내 대표적인 한인 단체로 성장했다. 양국 문화의 가교 역할을 하는 C3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한인 사회의 도움이나 자문이 필요할 때면 그를 찾는 곳이 많아졌고, 강연 요청도 많았다. 그를 눈여겨본 스티브 하퍼 총리는 2009년 그를 상원의원으로 지명했다. 한인 사회를 대표할 수 있고, 여성이며, 교사 출신이라는 점이 발탁 배경으로 꼽혔다. 그는 직접 전화를 걸어 의사를 묻는 총리에게 “그 자리에서 예‘ 스’라고 말했다”고 한다.‘한국계 캐나다인의 의회 진출’이라는 한인 사회의 오랜 염원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최초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그만큼 큰 무게감이 있어요. 제가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은 저 혼자의 능력이 아니라 한인 사회의 힘과 규모가 커진 덕분이에요. 제가 의회에 들어오고 난 뒤 캐나다의 모든 정치인이 한국, 혹은 캐나다 내 한인 사회와 관계된 것은 모두 저한테 물어요.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낍니다. 제가 좋은 선례가 되어야 더 많은 한인들이 기회를 얻게 될 테니까요.”


자신을 롤 모델로 삼아 정계에 진출하는 한인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는 인턴십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과정을 통해 한인 1.5~2세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두 문화에 모두 속해 있는 현실을 오히려 강점으로 만들기를 바란다.“오늘 제가 준비한 강연의 주제도 ‘Strong as two people’입니다. 자신의 상황을 잘 활용하면 두 사람 몫을 할 만큼 강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죠.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로 구성된 캐나다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 지정, 한-캐 FTA 체결에 힘 보탠 것이 가장 큰 보람

그는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밴쿠버와 의회가 있는 오타와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두 도시는 비행기로 5시간 거리, 특별한 일정이 있을 때를 제외하면 주중에는 오타와에서 일하고, 주말은 밴쿠버에서 지낸다. 이 밖에도 여러 도시를 방문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지난 5년간의 의정 활동 중 가장 보람 있는 일을 묻자 그는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 제정’을 꼽았다. 그는 의원이 된 이듬해인 2010년, 한국전쟁 정전 협정일인 7월 27일을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로 지정해 참전용사에게 긍지를 심어주었다. 캐나다는 한국전쟁 당시 2만여 명을 파견해 516명이 전사하고 수천 명이 부상당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누리는 이 자유는 이분들이 치른 희생의 대가”라며 “그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전용사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정말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캐나다는 한국전쟁 참전국 중 유일하게 자원병으로 군대를 구성해 파견한 나라입니다. 정부가 강제 징집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참전을 선택한 분들이죠. 참전용사의 날 제정을 위해 뛰어다니며 많은 분을 만났는데, 여전히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에 감동했고, 그분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체결한 한국과 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힘을 보탠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한국은 캐나다가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첫 번째 아시아 국가다. 양국 간 교류의 폭이 그 어느 때보다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에게 거는 한국과 캐나다 내 한인 사회의 기대도 그만큼 크다. 그는 “잘 알고 있다”며 웃었다.
“어떤 일을 할 때 저는 늘 두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아니라도 누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지금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인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내가 꼭 해야 하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이라면 망설임없이 추진해요.

실은,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라 일 중독 증세가 좀 있어요(웃음). 일단 시작하면 후회가 없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정치적 야망에 대해 물으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어떤 자리를 꿈꾸기보다 지금까지 해오던 것처럼 캐나다와 한국과의 관계 발전을 위해서, 캐나다 내 한인 사회를 위해서 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뛰고 싶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저절로 기대에 부응하게 되지 않을까요?”


자신이 여기까지 오게 된 비결로 ‘봉사’를 꼽은 그는 “누군가를 돕는 것이 결국은 스스로를 돕는 일이며, 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려서부터 봉사가 몸에 밴 그는 “상원의원이 됨으로써 좀 더 광범위한 봉사를 하게 됐을 뿐,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여전히 이웃과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도울 일이 없는지를 찾는 한편, 이전에 해오던 봉사도 그대로 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한인 학생들과 참전용사 요양원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C3가 주관하는 ‘캠프코리아’에 주방 봉사자로 참여해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대안학교 교사인 남편, 이제는 대학생이 된 딸은 그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드는 권위의식 대신 편안한 미소와 겸손함이 인상적인 연아 마틴 의원. 캐나다 정계에서 그가 얻고 있는 신뢰가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알 것 같았다. 정치인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일깨워준 그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새삼 자랑스럽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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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03-2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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