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중년
페이지 정보
무명무실관련링크
본문
하늘을 쳐다본 지가 얼마 만인가
땅을 내려다본 지도 꽤 오래인데
하루해 저물기가 힘이 들고
저녁이 쉽게 오지 않는 날엔
숨소리도 맞바람에 부대껴 가파라만 집니다
욕심 없는 하루건만
세상을, 삶을 몽땅 놓아버리고
모든 걸 잊고 싶은 날엔
더딘 밤은 몹시도 깊고
그 밤의 어둠은 길고도 긴 그림자
이런 밤엔 꿈도 하얗도록 허망하여라
하루 만큼 생은 짧아져 가는데
파고드는 상념은
끝도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네
아, 나는 여태껏 무엇을 위해 살아왔던가
파문을 넘어 파도를 치던 날엔
물속에서 그 하루를 살았고
채 몸이 마르기도 전에
다시 옷을 갈아입고 내일을 걸어야 했던
중년의 하루
또 다른 하루에
녹지 못하고 얼어버린 가슴앓이가
고드름처럼 맺힌 창문 너머로
뽀얀 아침이 다시
숨을 가다듬고 찾아오면
따뜻한 햇살이여, 새삼 반가운데
등 뒤에서 날마다 부르는
금쪽 같은 품 안에 자식을
이제는, 이제는 올려다보며
점점 셀 수 없는 내 흰 머리카락은
과연 몇 개나 될까
아, 오늘은 무엇인가 마냥 그리워진다.
-중년의 하루 / 이채
무언가 마냥 그리워 지고 또 마냥 뭔가를 기다리는 중년들..
단순할 수가 없는 마음...
아, 나는 여태껏 무엇을 위해 살아왔던가..^
양인자씨가 쓴 용필이 노래 가사에,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라고 싸나이 마른 가슴에 불을 지르는데..
하지만 어찌해야 할지 아직 모르겠구만..^
중년 님들아~, 헤세가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다 했는데
아무쪼록 그저 행복하시길~^ _()_
추천 0
작성일2015-12-29 14:19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