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만 / 이정하

찾아나서지 않기로 했다
가기로 하면 가지 못할 것도 아니나
그냥 두고 보기로 했다.

그리움만 안고 지내기로 했다
들려오는 말에 의하면 그대가 많이 변했다니
세월 따라 변하는 건 탓할 건 못 되지만

예전의 그대가 아닌 그 낭패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에
멀리서 멀리서만
그대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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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만 /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남자

당신을 사랑 함으로 내 모든 것이 재만 남았더라도, 당신을 사랑 하지 않아 내 모습 그대로 있는 것보다는 낫다,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말이야 얼마나 그럴 듯한가. 내가 겪은 과거와, 내가 겪는 현제와 어쩌면 내가 겪을 미래에도 時空을 초월한 당신에 대한 그리움에 얼마나 아파했는데 정작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며 그저 스치는 세상의 인연중 하나라고 내 곁에 잠시 앉아있다 훌쩍 일어서는 데야

그리움까지 다 태우지 못했던 내 부족함을 탓해야 한다고 수없이 다짐 해보았지만 그것 역시 못내 억울한 일이다. 언제까지 당신은 눈부시고 나는 눈물 겨워야 하는가, 대체 어디까지 당신은 나를 끌고 가야 하는가. 나는 당신을 버린다고, 버리겠다고 수없이 다짐 하지만 당신은 결코 버려지지 않는 내 삶의 숨결 같은 것이어서 그저 멀리서만 오늘도 당신을 향한 그리움을 조금씩, 조금씩 애를쓰며 태워 버릴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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