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원 입국 막는다는 美에…中 "가장 미친짓" 격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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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단교보다 더 나쁜 것” 강력 반발
미국은 중국 공산당을 인민과 나누려 해
국제적으론 “악마화” 선전, 고립 추구중미국이 중국 공산당원과 그 가족의 미국 방문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미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중국 사회가 충격에 휩싸여 있다.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는가 하는 의심이 대세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 아닌가 하는 불안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공산당원의 미국 방문 전면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미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맞으면 ’이는 매우 슬프고 매우 황당한 일“이라며 ’14억 중국 인민에 맞서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엔 보도가 맞으면 “매우 슬픈 일”, 17일엔 “매우 황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7일 “미국이 중국 공산당원 방미 금지령을 내린다면 이는 미·중 단교보다 더 엄중한 사태”란 제하의 칼럼을 실었다.
환구시보는 최근 악화일로의 미·중 관계를 가리켜 “가장 나쁜 게 없는 채 계속 나빠질 뿐”이라고 평했다. 바닥을 모른 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거다. “공산당원 방미 금지는 의심할 것도 없이 이제까지 나온 워싱턴의 대중 정책 중 가장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지난 15일(현지 시간) 미 정부가 중국 공산당원과 그 가족의 미국 방문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해 중국을 경악시켰다. [중국 환구망 캡처]
“만일 이성을 잃은 미국 정부가 정말로 이 계획을 내놓는다면 이는 단교에 해당하거나 그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 편집인 후시진(胡錫進)은 17일 “도대체 중국 공산당원을 제재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나 아냐”고 미국에 따져 묻기도 했다.
후시진은 “중국엔 독일 인구보다 많은 9300만 명의 공산당원이 있고 이들의 배우자와 자녀, 부모 등을 더하면 미국 인구에 육박하는 3억 명이나 되며 여기에 형제·자매와 배우자 가족까지 포함하면 중국 인구의 절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중국 환구시보 편집인 후시진은 지난 17일 ’도대체 중국 공산당원을 제재한다는 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알기나 하냐“며 중국 공산당원의 방미 전면 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미 뉴욕타임스 보도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 공산당원 제재가 아니라 사실상 중국 전체를 제재하는 것이란 이야기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런 강수를 두는 걸까. 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극단적인 중국 때리기 카드를 쓰고 있다는 게 후시진 등 중국 내 많은 전문가의 해석이다.
이에 대해 정융녠(鄭永年) 싱가포르국립대학 동아연구소 교수의 분석은 보다 체계적이다. 17일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에 따르면 정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정체성의 정치학(identity politics)’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융녠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대내적으론 분열, 대외적으론 고립을 추구하는 정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무역전쟁이나 전통적인 이데올로기상의 싸움을 뛰어넘는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정체성의 정치학’은 사람의 관심과 협력이 종교나 인종, 민족 등 자신이 생각하는 정체성에 기초해 만들어진다는 데 주목한다. 미국은 소련과의 냉전 시기 이 ‘정체성의 정치학’을 사용했는데 지금은 중국을 상대로 업그레이드된 방법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정체성의 정치학’의 특징은 ‘분화(分化)’로, 미국은 중국을 대내적으로 분열시키고 대외적으로 고립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정 교수는 봤다. 먼저 중국을 글로벌 차원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미국은 중국을 상대하는 가장 광범위한 통일전선을 구축 중이다.
편집인은 미국에서 중국 공산당원 제재 이야기가 나오자 즉각 중국 공산당원이 중국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가에 대해 미국에 강의를 해줄 필요가 있다며 미국을 비판하는 글을 웨이보에 실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이를 위해 우선 중국을 ‘악마화’ 한다. 그리고 다른 서방 국가는 미국과 함께 보조를 맞추도록 한다. 이 같은 방법은 무역 전쟁을 훨씬 넘어서며 미·소 냉전 시기보다 더 고통스러우며 전통적인 이데올로기상의 냉전을 초월하는 것이라고 정융녠은 분석한다.
또 대내적으론 중국의 내부적인 분열을 노리고 있다. 미국은 최근 ‘중공(中共)’이라는 말로 ‘중국’을 대신한다. 지금은 중화(中華)의 두 글자를 나눠 ‘중국 대륙’을 ‘중(中)’으로 표시하고, 홍콩이나 대만, 세계 다른 곳의 화인 세계는 뭉뚱그려 ‘화(華)’로 일컫는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7일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아예 벌거벗고 자국 우선 정책을 펴는 걸 볼 때 어디에서 도대체 대국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겠느냐“며 미국을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이는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의 관계를 나누려는 의도다. 미국이 중국 공산당원과 그 가족을 콕 집어 제재할 수 있다고 언론에 흘리는 데는 바로 이 같은 미국의 ‘정체성의 정치학’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정융녠 교수의 설명이다.
후시진은 중국 공산당을 중국과 중국 인민 사이에서 떼어내 정밀 타격하겠다는 건 미국의 환상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중국 공산당 자체가 중국의 방대한 사회 체계의 근간이어서 공산당을 때리면서 중국 사회는 온전하게 유지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미국은 중국 공산당을 인민과 나누려 해
국제적으론 “악마화” 선전, 고립 추구중미국이 중국 공산당원과 그 가족의 미국 방문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미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중국 사회가 충격에 휩싸여 있다.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는가 하는 의심이 대세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 아닌가 하는 불안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공산당원의 미국 방문 전면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미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맞으면 ’이는 매우 슬프고 매우 황당한 일“이라며 ’14억 중국 인민에 맞서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엔 보도가 맞으면 “매우 슬픈 일”, 17일엔 “매우 황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7일 “미국이 중국 공산당원 방미 금지령을 내린다면 이는 미·중 단교보다 더 엄중한 사태”란 제하의 칼럼을 실었다.
환구시보는 최근 악화일로의 미·중 관계를 가리켜 “가장 나쁜 게 없는 채 계속 나빠질 뿐”이라고 평했다. 바닥을 모른 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거다. “공산당원 방미 금지는 의심할 것도 없이 이제까지 나온 워싱턴의 대중 정책 중 가장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지난 15일(현지 시간) 미 정부가 중국 공산당원과 그 가족의 미국 방문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해 중국을 경악시켰다. [중국 환구망 캡처]
“만일 이성을 잃은 미국 정부가 정말로 이 계획을 내놓는다면 이는 단교에 해당하거나 그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 편집인 후시진(胡錫進)은 17일 “도대체 중국 공산당원을 제재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나 아냐”고 미국에 따져 묻기도 했다.
후시진은 “중국엔 독일 인구보다 많은 9300만 명의 공산당원이 있고 이들의 배우자와 자녀, 부모 등을 더하면 미국 인구에 육박하는 3억 명이나 되며 여기에 형제·자매와 배우자 가족까지 포함하면 중국 인구의 절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중국 환구시보 편집인 후시진은 지난 17일 ’도대체 중국 공산당원을 제재한다는 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알기나 하냐“며 중국 공산당원의 방미 전면 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미 뉴욕타임스 보도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 공산당원 제재가 아니라 사실상 중국 전체를 제재하는 것이란 이야기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런 강수를 두는 걸까. 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극단적인 중국 때리기 카드를 쓰고 있다는 게 후시진 등 중국 내 많은 전문가의 해석이다.
이에 대해 정융녠(鄭永年) 싱가포르국립대학 동아연구소 교수의 분석은 보다 체계적이다. 17일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에 따르면 정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정체성의 정치학(identity politics)’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융녠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대내적으론 분열, 대외적으론 고립을 추구하는 정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무역전쟁이나 전통적인 이데올로기상의 싸움을 뛰어넘는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정체성의 정치학’은 사람의 관심과 협력이 종교나 인종, 민족 등 자신이 생각하는 정체성에 기초해 만들어진다는 데 주목한다. 미국은 소련과의 냉전 시기 이 ‘정체성의 정치학’을 사용했는데 지금은 중국을 상대로 업그레이드된 방법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정체성의 정치학’의 특징은 ‘분화(分化)’로, 미국은 중국을 대내적으로 분열시키고 대외적으로 고립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정 교수는 봤다. 먼저 중국을 글로벌 차원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미국은 중국을 상대하는 가장 광범위한 통일전선을 구축 중이다.
편집인은 미국에서 중국 공산당원 제재 이야기가 나오자 즉각 중국 공산당원이 중국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가에 대해 미국에 강의를 해줄 필요가 있다며 미국을 비판하는 글을 웨이보에 실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이를 위해 우선 중국을 ‘악마화’ 한다. 그리고 다른 서방 국가는 미국과 함께 보조를 맞추도록 한다. 이 같은 방법은 무역 전쟁을 훨씬 넘어서며 미·소 냉전 시기보다 더 고통스러우며 전통적인 이데올로기상의 냉전을 초월하는 것이라고 정융녠은 분석한다.
또 대내적으론 중국의 내부적인 분열을 노리고 있다. 미국은 최근 ‘중공(中共)’이라는 말로 ‘중국’을 대신한다. 지금은 중화(中華)의 두 글자를 나눠 ‘중국 대륙’을 ‘중(中)’으로 표시하고, 홍콩이나 대만, 세계 다른 곳의 화인 세계는 뭉뚱그려 ‘화(華)’로 일컫는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7일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아예 벌거벗고 자국 우선 정책을 펴는 걸 볼 때 어디에서 도대체 대국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겠느냐“며 미국을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이는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의 관계를 나누려는 의도다. 미국이 중국 공산당원과 그 가족을 콕 집어 제재할 수 있다고 언론에 흘리는 데는 바로 이 같은 미국의 ‘정체성의 정치학’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정융녠 교수의 설명이다.
후시진은 중국 공산당을 중국과 중국 인민 사이에서 떼어내 정밀 타격하겠다는 건 미국의 환상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중국 공산당 자체가 중국의 방대한 사회 체계의 근간이어서 공산당을 때리면서 중국 사회는 온전하게 유지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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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07-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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