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꿈이있다..

순대국 한 그릇을 투고해서 두 그릇으로 나누어 봉숙이와 저녁을 너끈히 해결하고
조금 모자란 보름달을 쳐다보며 하나 사면 하나 공짜로주는 막걸리를 맘놓고 마시고
그러다 취하면 귓구멍에 헤드뽄을 끼고서 구신소리 비스므리한 황병기 선생의 미궁을 듣고
더 취하면 눈을감고 늙어가는 부랄 친구들과의 지난 시절을 생각도 해보고
동시상영 영화관에서 떨리는 가심을 진정시키며 가만히 손을 잡았던 영자나 옥자도 기억해보고

조나단 시걸처럼 하늘로 하늘로 높이 날아 올라가는 새도 되어보고
엘꼰돌 파사의 독수리처럼 그랜드캐년위를 장엄하게 날고도 싶고
무리에서 벗어난 외로운 늑대처럼 높은 절벽위에서 달을 처다보며 고독도 즐겨보고

작은 비행기를 타고 몬츄레이 초록빛 바다위로 날며 수평선을 향해 돌진도 하고
요세미티의 엘카피탄을 맨몸에 생수 하나만으로 올라 정상에 우뚝 서 하늘을 바라보고도 싶고
마운틴샤스타의 울창한 레드우드 숲속에서 John Muir처럼 내 몸의 피가 와인으로 변하는 경험도 하고싶고

나에게는 이런 꿈이있다..
그냥 꿈이 있다는 말이다..

소주 몇잔에 내 몸의 피가 급하게 쏠리는 이런 밤에는
이런 꿈들이 더 꿈처럼 느껴짐에 난 소주 몇잔을 더 마시며 절망한다..

봉숙이 이 지지배..
진짜루다 집에 돌아올 생각을 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