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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 유신철벽 무너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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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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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하고 절대 타락하고 절대 몰락한다.

평범한 진리를 독재자들은 깨닫지 못한다. 그들은 영구집권이 가능할 것처럼 이중삼중의 철옹성을 쌓지만, 그 철옹성도 틈새가 생기기 마련이고 민심의 이반이 따르기 마련이다.

박정희라고 이러한 역사의 법칙이 피해가지는 않았다. 5ㆍ16쿠데타로부터 시작된 철권통치가 어언 18년에 이르렀다. ‘18년 철옹성’에 결정타의 횃불을 켜든 것은 부산대생들이었다.

박정희가 궁정동의 요정에서 주흥을 즐길 때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생 4천여 명은 교내시위에 이어 저녁 8시경 시청 앞에 집결, 시민들과 합세하여 유신철폐, 독재타도, 야당탄압 중지 등을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날 학생들은 교내에서 <민주투쟁선언문>을 배포하면서 반유신, 반독재 구국투쟁의 대열에 참여할 것을 다짐했다.

부산대생들은 서울의 각 대학과 전남대학, 경북대학 등에서 유신체제를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데도 침묵만 지켜오다가, 김영삼 총재에 대한 의원직 제명안이 변칙적으로 통과된 직후부터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며 시위에 나서기 시작했다.

대규모의 시위대로 변한 학생들은 교내시위에 이어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시내에 진출하여 경찰과 대치하다가 최루탄에 맞서 벽돌을 던지는 등 과격한 투쟁으로 돌입하게 되었고, 파출소ㆍ신문사에 투석하고 경찰차를 방화하는 등 이튿날 새벽 2시까지 유신 이후 가장 격렬한 시위를 전개했다. 이날 시위로 학생 282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16일의 학생, 시민들의 시위를 보고받은 구자춘 내무장관은 17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지각 없는 경솔한 소란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나가겠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부산시민회관에서는 부산시장을 비롯한 각 기관장, 새마을지도자 등 2천5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0월 유신 7주년 기념식이 열려 참석자들은 “유신으로 총화단결을 더욱 공고히 하자”는 따위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러는 동안 부산대를 비롯, 동아대, 고려신학대, 수산대 등 부산 시내 각 대학의 학생들은 시청에서 불과 400미터 떨어진 국제시장과 부영극장 앞으로 집결하고 있었다. 오후 6시 30분 경 남포동에 모여 있던 400여 명의 학생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일부는 국제시장 쪽으로, 일부는 충무동 쪽으로 행진했다.

이렇게 전개된 17일의 시위는 고등학생들도 상당수 참여하고 어둠이 깔리면서 시민들까지 가세하여 더욱 격렬해졌다. 경찰의 완강한 저지로 부산시청 앞으로 진출이 불가능해지자 시위대는 소규모로 나뉘어 시내 곳곳으로 분산하여 게릴라식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경찰은 저지능력을 사실상 상실하게 되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시위는 더욱 격렬해져 충무파출소, KBS, 서구청, 부산세무서가 파괴되고 MBC의 유리창이 박살났다. 이틀 간의 격렬한 시위로 경찰차량 6대가 전소, 12대가 파손되고 21개 파출소가 파괴 방화되었으며 많은 시민, 학생이 연행되고 다수가 군사재판에 회부되었다.

박정희는 부산에서 이틀째 유신철폐의 격렬한 시위가 계속되는 시간에 청와대 영빈관에서 유신 7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공화, 유정회 의원들을 초청하여 흥겨운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부산시위로 파티를 중도에 끝내고 청와대 집무실로 돌아온 박정희는 최규하 국무총리에게 부산지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서 열린 임시국무회의는 부산에 계엄령을 선포할 것을 의결, 18일 0시를 기해 정부는 부산직할시 일원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박 대통령은 계엄선포와 함께 발표한 담화문에서 부산의 시위군중을 “지각 없는 일부 학생들과 불순분자들”로 규정했다.

부산지구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박찬긍 육군중장은 포고문을 통해 일체의 집회ㆍ시위를 금지하고, 대학의 휴교를 명령하는 한편 무장군인들을 시내 요소마다 배치했다. 그러나 학생과 시민들은 공수단의 무자비한 진압에도 불구하고 계엄해제를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하는 가운데 시위는 마산으로 번져갔다.

부산시민들과 학생들의 유신체제에 대한 항의시위 소식이 마산에 전해지면서 학생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부산에서 버스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마산은 생활권이 부산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부산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은 곧바로 알려졌다.

경남대생 500여 명은 18일 오후 “지금 부산에서는 우리의 학우들이 유신독재에 항거하여 피를 흘리고 있다.”, “3ㆍ15의거의 정신을 되살리자.” 면서 시위를 벌이고, 이 중 일부 학생들은 시내로 진출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무학초등학교 앞에서 경찰에 난폭하게 연행되자 시민들까지 합세하여 공화당사를 박살내고 양덕파출소를 파괴했다. 1960년 3월 이래 19년 만의 항쟁이었다. 시위군중들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더욱 수가 늘고 격렬해져 산호동파출소가 불탔으며, 이어 북마산파출소, 오동동파출소가 완전히 파괴되었다. 밤 9시 30분경 늘어난 경찰지원병은 시위대들이 점거하고 있던 중심가 남성동파출소를 중심으로 시위군중들과 대치하게 되었다.

마산 시민, 학생들의 시위는 19일 저녁에는 수출자유지역의 노동자와 고등학생들까지 합세, 더욱 격렬해졌다. 19일 새벽 3시까지 학생, 시민들의 시위는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부산사태가 마산으로 옮겨붙어 더욱 격렬한 양상으로 치닫자 정부는 20일 정오를 기해 마산지역 작전사령관 명의로 마산시 및 창원출장소 일원에 위수령을 발동했다. 위수령 발동과 함께 마산시내에 즉각 군을 진주시켜 시청, 경찰서 등 정부기관과 언론기관, 각 대학교에 대한 경계에 들어갔다.

4일 간의 시민, 학생 봉기를 통하여 부산에서 1,058명, 마산에서 505명 등 총 1,563명이 연행되고, 학생, 시민 87명이 군사재판에 회부되었으며, 651명이 즉결심판에 넘겨지는 등 심한 수난을 겪었다. 부마항쟁은 대학생과 일부 고등학생, 시민,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시민항쟁으로 전개되었다.

부마민중항쟁은 계엄령과 위수령으로 막을 내렸지만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16일에는 이화여대, 19일에는 서울대와 전남대, 24일에는 계명대의 시위 등 학생시위는 수그러들 줄 모르고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마침내 10ㆍ26사태를 촉발시키는 뇌관이 되었다.

[계속]

                                  (부마민주항쟁 당시 부산 시내에 등장한 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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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10-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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