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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의 사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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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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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의 박정희 암살에 대해 여론은 크게 두 갈래로 전개되었다.

진보 민주세력은 의거(義擧)로, 보수세력은 시해(弑害)로 불렀다.

언론은 대부분 ‘시해’라고 썼다. 시해란 임금을 죽인다는 봉건시대의 용어이다. 2017년 박근혜 탄핵정국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박근혜 마마’ 운운할 정도로 한국의 보수계열 중에는 왕조시대의 잔재 의식이 남아 있다.

10ㆍ26사태 후 전두환 중심의 신군부는 12ㆍ12군부반란을 통해 군권을 장악하고 김재규 등 관련자들을 군사재판에 회부했다. 민주인사들의 구명운동이 전개되었으나 신군부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의 기간에 재심의 기회도 주지 않고 김재규 등을 사형시켰다.

교수대 앞에 선 김재규의 마지막 모습. 재판 때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없느냐"는 판사의 물음에 그는 짧게"없다"고 답했다. 1979년 12월 20일에 사형선고를 받은 그는 이듬해 5월 24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전두환은 박정희의 5ㆍ16쿠데타 당시 육사생도들을 이끌고 쿠데타 지지 가두시위를 한 이래 박정희의 총애를 받으며 군내의 정치군인 비밀조직 하나회의 수령급이었다. 10ㆍ26 당시 보안사령관으로서 이 사건의 수사를 빌미로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구속하는 등 폭거를 일삼고, 김재규 재판을 사실상 주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10ㆍ26 거사의 본질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고, 계엄령 하의 언론은 재판과정을 사실적으로 보도하지 못하였다. 구명운동도 활기차게 전개하기 어려웠다. ‘10ㆍ26의거’로 판단하는 인사(단체)들의 의견을 뽑았다.

(김재규는) 3군단장에서 유정회 국회의원을 거쳐 중앙정보부 차장으로 옮긴 뒤에도 역시 유신헌법은 안 되겠다는 마음이 점점 굳어져 독재체제를 내 목숨 하나 바쳐 바꾸어 버릴까 하는 생각을 갖기 시작하다가 마침 74년 9월 건설부 장관으로 발령받고 발령장을 받으러 가는 때 박 대통령을 쏘고 피고인도 자결하여 독재체제를 무너뜨리려는 결의를 갖고 국민과 어머니, 집사람, 딸 및 남동생들에게 전할 유서 다섯 통을 준비하여 자택 피고인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두고 조그마한 태극기의 네 면에 민주, 민권, 자유, 평등이라 쓴 것을 피고인의 포켓 속에 넣고 사령장을 받으러 들어갔으나 결행하지 못하고, 위 유서들과 태극기는 그대로 갖고 있었다가 대통령의 75년 초도 순시 때에 똑같은 생각으로 건설부 장관실에 있는 태극기의 축 늘어진 귀퉁이를 면도칼로 잘라서 그 속에 권총을 넣어 두었다가 순시하는 대통령을 피고인의 목숨과 함께 끊겠다고 결의했다가 막상 대통령과 만난 뒤 대화해 보면 모진 마음이 약해져서 그 생각을 버리고 위에 말한 유서들과 태극기를 태워 버렸다는 것입니다. (변호인단의 항소이유서)

사실 김재규 부장 자신은 이 거사를 10ㆍ26혁명이라고 했다. 이미 그는 군 재직 중에 그리고 건설부장관 재임 중에 늘 유신의 핵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시도했었다. 그는 또한 중앙정보주장 재직시에도 집에서 붓글씨를 쓸 때 자유, 민주, 민권, 평등, 위민주정도(爲民主正道) 등의 단어를 쓰면서 이 지향을 확인했다.

그는 박정희와 육사 동기동창생으로 누구보다도 박정희의 품성과 연륜을 잘 알고 있었으며 더구나 말년에는 그의 충직한 부하이기도 했다. 그러한 그가 과연 차지철 등과의 갈등으로 생긴 문책과 좌천의 위기감으로 그 엄청난 일을 감행했을까.

그는 누구보다도 박정희의 사생활 비밀과 비행 그리고 근혜ㆍ근영ㆍ지만 등 박 대통령의 세 자녀 중 두 자녀의 문제된 사생활과 부도덕한 내용을 잘 알고 있었고 이를 여러 차례 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여 개선토록 청원했으나 매번 묵살 당했던 점을 또한 증언하고 있다. 공사(公私)를 구분 못하는 박정희 대통령에 비해 그는 공인으로서의 임무를 늘 생각하며 고민했던 공직자였다. (함세웅 신부, <김재규 의인을 기리며>)

우리는 김재규 피고인의 진술에서, 대의를 위하여 소의를 희생시킬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움의 토로를 통하여 그의 인간적인 고뇌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이라는 충격과 그에 따른 감정으로부터 벗어나 10ㆍ26사태의 의미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자세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1, 2심의 재판과정은 10ㆍ26사태의 의미를 확인하고자 하는 국민적 관심에 비추어 지나치게 인색하였고 졸속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10ㆍ26사태의 영예로운 수습은 역사와 국민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정의구현사제단의 성명)

김재규 장군이 목숨을 바쳐 유신정권의 막을 내리게 하고, 긴급조치로 구속된 많은 사람들을 석방되게 함으로써 민주회복을 2, 30년 앞당기게 한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김재규 장군이 생명을 바쳐 유신의 심장을 멈추게 한 의로운 행동을 한 역사적 선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반동적인 결과가 일어난 것은 우리들의 지도자를 비롯하여 민주세력 전체의 역량부족 때문이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 뜻에서 우리들은 김재규 장군이 내란목적 살인죄란 파렴치범인으로 재판을 받고 사형 당한 것은 잘못된 역사적 심판이고 김재규 장군의 10ㆍ26의거야말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거사로 보아야 하고, 그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10ㆍ26 재평가와 김재규장군 명예회복“을 위한 모임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강신옥 변호사, <역사재평가로 민족정기를 세우자>)

18년 긴 세월동안 모든 국민이 인간이기를 거부당해야만 했던 어두운 시절,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 바른 말을 할 수 없는 비참한 현실 속에 자유, 민주를 향한 김재규 의사의 굳은 신념조차 권력에 눈이 어두워버린 독재자 박정희에 의하여 무참히 짓밟히고 말았음은 이미 부마항쟁과 일련의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오늘의 현실 때문에 개발독재의 전형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존경의 대상 인물로 미화되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현상을 보면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함께 개탄을 금할 수 없다.(광주ㆍ전남 김재규 추모모임 송죽회, <10ㆍ26사건의 재조명과 김재규 의사의 재심을 촉구함>)

역사란 무엇입니까?
‘하느님은 역사 속에 살아 계신다 했습니다.’
‘보살(菩薩)은 역사를 깨닫는다고 했습니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 봅니다.
‘너희가 역사를 아느냐?’

오호통재(嗚呼痛哉)라!
장군(將軍)이시여!
김재규 장군이시여!
당신은 우리에게 빛나는 역사입니다.

(효림 스님, <김재규 장군의 스물 한 번째 기일을 맞이하여>)

추천 4

작성일2020-10-25 14:19

파수꾼님의 댓글

파수꾼
다음회를 마지막으로 개발 독재자 박정희편을 마친다.

그후론 [궁정동의 밤],
또는 [권력자의 여자]를 편집하여 시리즈로 연재 할까 합니다.

사과님의 댓글

사과
파수뀬아 뭉가와 능력없는 여장관들과의 관계도 한번 밝혀야 공평한 것 아니냐? 그후에는  뚱돼지와 기쁨조관계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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