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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바보들> 특별하지 않았던 그 분과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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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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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를 변호했던 그 사람에게 우린 왜 엄격해야만 했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삼은 세 번째 다큐멘터리가 등장했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노무현입니다’ 그리고 오는 18일 개봉하는 ‘노무현과 바보들’이다. 앞선 두 편이 노 전 대통령의 삶과 정치 투신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이번 다큐멘터리는 ‘바보들’에 카메라가 향한다. 고 노 전 대통령을 말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그들’이 사실상 주인공인 셈이다. 정치인 팬클럽, 사실상 대한민국 건국 이후 전무후무했던 형태의 모임이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노사모)이 주인공이다. 왜 그들은 인간 노무현에게 빠져 들었을까. 그들에게 노무현은 어떤 인물이고, 어떤 정치인이며, 어떤 존재 였을까.

이번 다큐멘터리는 ‘노사모’에 집중하지만 ‘노사모’를 파헤치려 들진 않는다. 그들은 특별한 모임의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일반인들이다. 일반인의 삶을 선택하고 싶어 했다. 노사모 역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사실상 자발적 와해를 선택한 모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노사모’ 주요 회원들도 노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대부분이 모임 탈퇴를 선언했었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이 다큐멘터리를 출발한다. 최고 권력을 만들어 낸 일반인들의 정치 참여가 어떤 의미였는지에 대해.

먼저 인간 노무현에 대해서 출발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부림사건 당시 변호사 노무현, 16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 지역구를 포기하고 부산에서 출마를 선택하고 당연한 ‘실패’를 손에 쥔 노무현. 카메라는 당시의 상황과 그를 기억하던 ‘노사모’ 회원들의 인터뷰를 교차 편집으로 투영시킨다. ‘미친놈’ ‘바보’ ‘이해할 수 없는 사람’ ‘너무도 미웠던’ 인물로 그들은 노무현을 기억한다. 증오와 분노의 감정이 아닌 안타까움과 아낌의 아쉬움이었다.

도대체 왜 노무현은 안정된 길을 포기하고 어느 누구도 권유하지 않은 그 길을 걸어가려고 했던 것일까. ‘노사모’의 시선은 단순했다. 그의 모습에서 기존 기득권 세력이 움켜 쥐고 있던 낡은 정치 프레임이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란 가능성을 바라봤다. 노무현은 “그저 해야 할 일이었다”면서 자신의 실패와 좌절을 슬퍼하는 ‘노사모’를 오히려 위로한다. 그 역시 슬프다. 하지만 그 슬픔은 실패의 슬픔이 아니다.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자람’에 대한 슬픔이었다. 그 모자람은 기존 프레임을 깰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 것에 대한 아쉬움일 수도 있다. 바뀔 수 있을 것이라 꿈꿨던 ‘일장춘몽’에 대한 허탈함이었을 수도 있다. ‘노사모’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대통령 노무현의 탄생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담겨진다. 쓰디쓴 실패 이후의 과정이기에 더 없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졌다. ‘그려졌다’란 단어 자체가 다큐멘터리의 기본 전제인 ‘사실’이란 개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삶 자체가 워낙 극적인 지점이 많았기에 사실 그대로의 장면과 ‘노사모’의 인터뷰만으로도 관객들의 감정 굴곡을 흔드는 효과를 이뤄낸다.

국민 경선참여 과정은 빠르고 역동적이었다. ‘노사모’는 누구도 강요한 자리가 아니다. ‘노사모’는 누구도 권유한 자리가 아니다. ‘노사모’는 누구도 ‘무엇’을 바라고 뛰어든 사람이 아니다. 아니 ‘노사모’는 바랐다. 노무현을 통해서 지금 보다 더 나은 세상을 바랐다. 그 기대와 걸맞게 노무현은 이른바 ‘도장깨기’를 펼치듯 전국 경선을 통과한다. ‘최약체’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노무현의 대선 출마 선언이었다. 그의 진심이 대한민국을 울린 시작이었다.

‘노사모’ 회원들은 말한다. “우리의 참여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같았다” “그런데 계란으로 바위를 치니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 하다 보니 되네’란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등 당시의 상황은 ‘노사모’로서도 기적이었다.

하지만 대통령 노무현 이후 ‘노사모’는 후회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노무현을 위해 그의 곁을 떠났다. 그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대통령 노무현의 국정 운영이 실망하고 분노를 했다. 누구보다 더 냉정한 잣대를 들이 밀었다.

‘노무현과 바보들’은 말한다. “그는 우리 모두를 변호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우린 누구보다 그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었다”라고. 이 말은 ‘노무현과 바보들’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건국 이후 최초 대통령 탄핵, 그리고 문재인 정권 탄생을 만들어 낸 시민 정치 참여. 10년 전과 10년 후 지금의 반복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흔들던 보수 야당의 ‘경제 안보’ 프레임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을 ‘노무현과 바보들’은 곱씹게 해준다.

다큐멘터리 시작과 함께 등장한 ‘봉화산’ 전경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봉화산 전경.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마지막을 선택한 그 산은 그렇게 초연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모든 것을 바라보면서. ‘노무현과 바보들’은 노무현이 바라본 그리고 바라보려 했던 것이 무엇인지, ‘바보들’로 불리던 ‘노사모’가 무엇을 보았기에 노무현에게 응원을 보냈는지를 함께 지켜보자고 한다. ‘봉화산’이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는 것처럼. 우리도 노무현이 될 수 있고, ‘노사모’가 특별한 사람이 아닌 우리와 똑 같은 보통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마지막 즈음에 등장하는 자막 한 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바보들’로 불린 ‘노사모’도 이 당연한 말 한마디에 ‘계란으로 바위를 칠’ 결심을 했을지 모른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출처]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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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11-03 13:28

불꽃님의 댓글

불꽃
마누라가 조심했으면 더 좋은 대통이 되었을 것을, 아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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