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설, 비방, 광고, 도배질 글은 임의로 삭제됩니다.

“홍진영이 ‘친문’이었다면 사과 필요 없고 청원 쏟아졌을 것”

페이지 정보

산들강

본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입력2020-12-29 11:35:18

“지금 생각하니 제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습니다. 과한 욕심을 부린 것 같습니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제가 또 다른 욕심을 부린 건 없었나 반성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조선대에서 쓴 11년 전 석사논문이 표절이라는 의혹이 불거진 11월 6일, 홍진영은 자신의 SNS에 사과글을 올렸다. 석 박사 학위를 반납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완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지, 그 뒤 ‘교수님이 문제없다고 했다’느니 ‘학위로 강의할 것도 아닌데’ 같은 말을 한 것이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결국 홍진영은 석사논문이 표절이라는 조선대의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자 다시 한번 진한 사과를 해야 했다. “표절을 인정하는 순간 다시는 무대에 오를 수 없을 것 같아 무서웠습니다…성숙하지 못했습니다. 어른답지도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녀의 사과를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 저런 진솔한 사과를 본 것이 너무 오랜만이어서였다. 지난 4년간, 이 나라 위정자 사이에 사과가 있기나 했던가? 예컨대 코로나19라는 대역병이 도는 와중에도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여념이 없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법원이 윤석열 총장을 다시 복귀시킨 12월 25일, “국민들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사과말씀을 드린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기보단 검찰에 대한 경고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했고, 심지어 마지막은 전가의 보도인 ‘검찰개혁’으로 마무리했으니, 이걸 굳이 ‘사과’의 범주에 넣어야 할지 의문이다.

홍진영의 사과와 조민의 침묵
하지만 그런 형식상의 사과조차 하지 않은 이들이 있으니, 그건 바로 조국 패밀리다. 조국 교수가 법무부장관 후보로 지명된 2019년 8월 시작된 소위 ‘조국사태’는 2020년 12월 23일, 정경심 교수가 4년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일단락됐지만, 이 과정에서 ‘친문’이라 불리는 지지 세력의 반발은 상상을 초월했다.

수사 초기부터 그들은 검찰이 개혁에 반발해 그런 행동을 한다며 조국 교수를 옹호했고, 검찰청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에 모여 ‘조국수호’를 외치기까지 했는데, 별반 가진 게 없는 일반인들이 비리를 저지른 ‘초엘리트’를 지키겠다며 시위를 벌이는 모습은 무척이나 생경했다. 심지어 조국이 죄가 없음을 강변하는 소위 ‘조국백서’라는 책까지 나왔으니, 이쯤 되면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국 패밀리에게 적용된 혐의는 크게 3가지, 즉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그리고 증거인멸이었지만, 친문들은 다른 혐의는 다 외면한 채 “겨우 표창장 하나 가지고 사람을 못살게 군다” “그렇게 먼지 나게 털면 뭐 하나 안 나올 사람이 어디 있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조국 패밀리의 혐의는 하나둘씩 사실로 입증됐다. 재판정에 나온 증인들이 하나같이 그들에게 죄가 있다고 증언한 것이다. 그런데도 친문들은 이를 다 편파보도 탓으로 돌렸고, ‘실제 재판에서 검사 측 논리가 다 박살나고 있다’며 선동하기도 했다. 그들의 바람과 달리 1심 재판부는 위 세 가지 혐의 모두 ‘유죄’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조국 패밀리가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그렇다면 그간 거짓말로 선동한 세력들이 사과하는 게 마땅해 보이지만, 친문들이 보여준 건 사과가 아닌 분노였다. 사법부가 말도 안 되는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들은 15개 혐의 중 11개가 유죄라는 판결내용은 싹 무시한 채, ‘설령 표창장이 위조라 해도 그게 4년형을 받을 만한 일이냐?’고 항변했다. 심지어 판결을 내린 판사들을 탄핵하자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는데, 여기 동의한 이들이 벌써 40만을 넘었단다. 이 사태의 당사자인 조국 패밀리는 어떨까. 자신들로 인해 1년 반 동안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면 최소한 미안한 마음은 가져야했지만, 그들의 반응은 ‘역시나’였다. 조국 교수는 SNS에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며 항소해서 다투겠다고 썼고, 뉴스공장에 나와 자신이 봉사활동을 한 게 맞다고 우겼던 조민 역시 사과는커녕 침묵하고 있다.

트로트 가수 홍진영. [IMH엔터테인먼트 제공]
홍진영은 당대의 히트곡 ‘사랑의 배터리’로 스타가 됐다. 표절은 분명 잘못이지만, 그녀의 학위가 오늘의 성공에 도움을 준 게 아니며, 그로 인해 피해를 본 이도 없다. 그런데도 그녀는 사과와 함께 모든 방송에서 퇴출됐다. 조국 딸 조민은 다르다. 그녀가 부산대 의전원에 합격해 의사면허를 목전에 둔 건 위조된 표창장과 직접 하지도 않고 받아낸 6개의 인턴 증명서가 결정적이었다. 조민 때문에 의사가 될 수 있었던 한 명이 불합격했으니, 피해자도 있다. 그런데도 조국 패밀리가 사과를 안한 채 버틸 수 있는 비결은, 그들의 거짓말을 진짜라고 우겨주는 수십만의 지지자들이 있어서였다. 늑대를 봤다고 혼자 우기면 양치기 소년이 되지만, 수십만이 같이 봤다고 우기면 그 늑대는 존재한 것이 되니 말이다. 그렇게 본다면 홍진영이 잘못했다. 왜 그녀는 일찌감치 문재인 지지선언을 하지 않았을까? 만일 그랬다면 홍진영은 친문들이 꼭 지켜야 하는 ‘개념 연예인’이 됐고, 친문들의 비호를 받았을 텐데. 그 와중에 홍진영의 논문이 표절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자.

‘친문’ 감싸기부터 청와대 청원까지
1단계. 표절 가지고 왜 난리를 피우냐고 난리를 친다. “석사논문은 원래 다 베끼는 것이다. 그걸 표절이니 뭐니 하는 놈들은 논문 한 번도 안 써본 애들이다.” “표절 비율 74%면 홍진영이 26%나 썼다는 것 아니냐?” “인기가수가 논문을 쓰는 건 장려할 일이지 흠잡을 일은 아니다.” “그깟 논문표절로 나훈아에 필적하는 대가수를 끌어내리려 하다니!”

2단계. 표절을 주장하는 세력에 대한 음해가 시작된다. “홍진영이 추구하는 트로트 개혁에 반대하는 적폐들의 준동이다.” “홍진영의 인기를 시기하는 무리들의 소행이다.” “○○○ 팬클럽이 그런 거 아냐?”

3단계. 조선대 앞에 수십만이 모여 ‘진영 수호’를 외친다. ‘나도 표절범이다’는 구호가 난무하고, 홍진영의 것으로 추측되는 승용차를 물티슈로 닦는 이도 생긴다. 홍진영 같은 연예인에게 표절은 죄도 아니라는 ‘홍진영 백서’가 출간돼 절찬리에 팔린다.

4단계. 조선대가 홍진영의 논문이 표절이라고 발표한다. 진상조사위원회에 참가한 교수들의 명단이 공개되고, 이들을 해임하라는 청와대 청원에 수십만 명이 동의한다. 홍진영은 이게 다 자신의 운명이라며, 그깟 학위 없어도 된다고 한다. 김어준은 ‘트로트를 망치려는 사법부의 쿠테타’라고 말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홍진영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쓰고 보니 좀 황당해 보이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데. 그러니 뭔가 구린 게 있는 분들이여, 빨리 친문 선언을 하시라. 임기 말까지 앞으로 1년 남짓이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추천 1

작성일2020-12-30 10:55

상식님의 댓글

상식
홍진영 정말 멋진 엔터테이너이다.... 무대 매너, 미모, 가창력...
많은 석박사 학위자들 처럼 표절이 있었나 본데, 그래서 그걸 과감히 인정하고 논문, 포기하겠다는데.. 그녀의 말대로 써먹을 일도 없다는데 더이상 찌짜붙어 괴롭히는 일은 고마하자. 홍진영 친문이 아니란 것도 지금 알았네.... 어쨋든 호남아가씨라던데.... 조선대에서 학위를 딴 걸 보니... 노래잘하고 이뿌면 됐지 호남이면 어떻고 영남이면 우쨋단 건지...
고마 괴롭히자. 노래만 즐기면 된다.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5004 남녀가 다른점... 인기글 1 pike 2023-12-27 1674
35003 website designer 추천 바랍니다. 인기글 도움꿀 2017-09-07 1673
35002 버림 받을까봐"..내연녀 집에 녹음기 설치한 50대 징역형 인기글 pike 2018-02-17 1673
35001 귀하의 이름으로 유학생 교회를 세우시길 바랍니다. 댓글[2] 인기글첨부파일 이레Life 2018-02-25 1673
35000 답변글 Re: 이보게 비강, 오늘 니애미에게 똥 많이 먹였나? 댓글[2] 인기글 2 당다라당당 2018-05-20 1673
34999 이경재변호사 인터뷰. 박근혜대통령은 죄가없다.. 변대표는 불구속이 맞다... 댓글[1] 인기글 1 유샤인 2018-05-30 1673
34998 LA 한인타운 노숙자 쉘터 homeless shelter 무엇이 문제? 댓글[2] 인기글 zaqw 2018-05-30 1673
34997 초-중-고 교실에서 대한민국은 없다 - 이멜로 받은 글 댓글[5] 인기글 2 유샤인 2018-07-14 1673
34996 노숙인 돕겠다” 수 억원 모은 커플, 기부금 ‘꿀꺽’ 댓글[1] 인기글 pike 2018-09-05 1673
34995 한국판 람보 전사 인기글 익명이 2018-09-07 1673
34994 인풀루엔자에 대해서 잘 설명한 비디오 하나..나는 인풀루엔자 바이타민디 이거 엄청 파고 잇는디.. 인기글 하얀눈 2018-11-30 1673
34993 점토 조각 클라스.j 댓글[1] 인기글 2 pike 2018-12-17 1673
34992 [펌] "저는 전화 받은 적이 없는데 상대방 `아이폰`에서 제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인기글 미라니 2019-01-30 1673
34991 베버리힐즈에서 부인과 세 아이들 데리고 외출나온 60세 알렉 볼드윈 인기글 pike 2019-01-30 1673
34990 영국의 고문기구 인기글 1 pike 2019-02-23 1673
34989 다이어트하고 싸이 공중파 데뷔장면 인기글 pike 2019-02-23 1673
34988 길냥이의 보은 인기글 pike 2019-03-09 1673
34987 킴 카다시안 뉴 패션 인기글 pike 2019-03-11 1673
34986 현대 한국인 허리병 원인은 입식생활. 특히 의자 인기글 dongsoola 2019-03-12 1673
34985 인천상륙작전 피해 월미도 원주민 보상길 열려 댓글[4] 인기글 2 삼식이 2019-03-19 1673
34984 영국 해리왕자, 게임 포트나이트와 과도한 SNS는 금지해야한다고 밝허 인기글 pike 2019-04-07 1673
34983 젊은 여성들이 남편감을 구할수 있는 129가지 방법의 처음은 인기글 pike 2019-05-07 1673
34982 현재 스크린쿼터제를 시행하는 국가 인기글 pike 2019-05-26 1673
34981 숫사자가 새끼와 놀아주는 유형 인기글 pike 2019-05-31 1673
34980 고아가 된 조카를 제가 책임져야 하나요? 인기글 pike 2019-06-22 1673
34979 백종원이 주방점검 생략한 이유 인기글 pike 2019-06-22 1673
34978 [펌] 어제 뉴스룸 앵커브리핑, "알려줘야지...우리가 계속 싸우고 있다고" 댓글[1] 인기글 1 미라니 2019-07-15 1673
34977 유모차 공수작전 인기글첨부파일 왜그래 2019-07-18 1673
34976 자율주행차 현재까지 수준 인기글 pike 2019-08-09 1673
34975 월그린 시비에스에서 총을 오픈캐리 할수 없다라는 뉴스를 보고..오픈캐리를 찾아보앗더니..48개주가 오픈캐리를… 댓글[2] 인기글첨부파일 하얀눈 2019-09-05 1673
게시물 검색
* 게시일 1년씩 검색합니다. '이전검색','다음검색'으로 계속 검색할 수 있습니다.
** 본 게시판의 게시물에 대하여 회사가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