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30년 넘게 옥살이를 한 흑인 형제에게 850억 원에 이르는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고 AP 통신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14일 재판에서 (부친이 다른) 형제 사이인 헨리 매컬럼과 레온 브라운에게 주정부가 3100만 달러의 피해 보상금을 포함해 총 7500만달러(약 847억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억울하게 복역한 기간인 31년 동안 1년에 100만 달러씩 보상하고, 여기에 징벌적 배상금 1300만 달러가 더해진 액수다.

지능지수가 평균보다 한참 낮은 이들 형제는 1983년 당시 11세 소녀를 강간·살해한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각각 사형과 종신형을 선고받고 노스캐롤라이나주 교도소에서 31년간 복역했다. 복역을 시작할 당시 매컬럼은 19세, 브라운은 15세였다.

매컬럼은 복역 기간 대부분을 사형수로 지내 노스캐롤라이나 역사상 사형 판결을 받고 가장 오래 복역한 인물로 기록에 남게 됐다. 브라운은 사형 판결을 받았지만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법원은 그러나 DNA 검사에서 이들이 범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지난 2014년 석방을 명령했다. 이들은 수사 과정에서 자백을 강요당했다면서 자신들을 수사하고 기소한 사법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벌여왔다.

형제의 변호인은 “배심원단은 형제가 (수사 과정에서)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으며 죄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두 형제는 가족·친지들과 함께 밝은 미래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