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설, 비방, 광고, 도배질 글은 임의로 삭제됩니다.

한국 정부, 출입국 얼굴사진 1억7천만건 본인 동의없이 AI업체에 넘겨

페이지 정보

pike

본문




정부가 출입국 심사에 쓸 ‘인공지능’(AI) 개발 명분으로 약 1억7천만건의 내·외국인 얼굴 사진을 민간 업체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생체정보인 얼굴은 개인정보 중에서도 처리 규정이 까다로운 ‘민감 정보’다. 정부는 이 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민간에 제공한 터라 논란이 예상된다. 나아가 정부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수백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생체정보를 추가로 축적하고 있다. 인공지능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1억건 이상 얼굴 정보 민간에 넘겨


20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받은 자료들을 보면, 두 부처는 지난 2019년 4월 양해각서(MOU)를 맺고 2022년 완료를 목표로 ‘인공지능 식별추적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법무부가 출입국 심사 과정에서 확보한 내·외국인의 △안면 이미지 △국적 △성별 △나이 등의 정보를 과기부에 이관하고, 과기부가 이를 민간 업체들에 넘겨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게 하는 사업이다. 여권 스캔 등 없는 출입국자 신원 식별과 위험 상황 사전 탐지 등 출입국심사 고도화를 목적으로 내세웠다. 지난 2019년 6월 정부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관계 장관회의 뒤 낸 보도자료에서 해당 사업에 대한 언급은 있었으나, 데이터 수집 범위와 방식, 개발 주체 등 상세 사업 구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업으로 지난해 민간 업체들이 법무부로부터 받아 쓴 안면 데이터 중 외국인 정보는 1억2000만여건이다. 업체들은 이 중 1억건은 ‘인공지능 학습용’으로, 2000만건은 ‘알고리즘 검증용’으로 썼다. 2018년 기준 법무부는 외국인 9000만여명의 얼굴 사진을 총 2억장 이상 갖고 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을 학습용으로 쓴 셈이다.

내국인 출입국자들의 얼굴 사진도 ‘인공지능 학습’에 쓰였다. 법무부는 박주민 의원에 보낸 문서에서 “인공지능 식별추적시스템 사업에 (내국인) 5760만여건의 안면 데이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법무부는 입국 심사 때 내국인의 안면 등 생체정보는 수집·저장하지 않지만, 지난 2008년 도입된 자동 출입국심사를 신청한 내국인의 지문·얼굴사진 등은 저장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때 얻은 내국인의 얼굴 사진과 성별·나이 등의 정보를 과기부에 이관했다고 말한다.

똑똑한 인공지능·알고리즘 개발 목적


올해부터는 ‘리얼(real) 데이터’를 얻는다는 명목으로 인천공항 출입국장을 지나는 내·외국인들의 ‘영상’도 수집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민간 업체로 넘어가는 안면 이미지 정보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법무부는 지난해에만 인천공항 출입국 심사대 주위에 △안면인식용 고정형 카메라 50대 △4면 전방향 카메라 26대 △회전형 카메라 12대 등 총 88대의 카메라를 설치했다. 올 6월 과기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작성한 사업제안서에도 100대 이상의 카메라를 출입국 심사장과 심사대 유리 부스에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사업 기간인 2019∼2022년 동안 매년 100여대, 총 400대의 카메라로 현장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업체들은 출입국 관리구역 카메라에 찍힌 사람과 기존 법무부에 등록된 내·외국인 데이터를 대조하는 ‘1 대 다수’ 매칭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입국장에서 ‘이상 행동’을 보이는 사람까지 기존 등록 데이터와 대조해 누구인지 찾는 학습을 한다. 현행 자동출입국심사에서처럼 카메라 앞의 인물이 여권 사진의 인물과 동일한지를 검증하는 ‘1 대 1’ 매칭보다 복잡한 형태다. 사업제안서를 작성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출입국자의 얼굴을 위치추적(추적) 및 촬영”하며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촬영된 사진과 기존 데이터베이스(DB) 내 사진 간 비교로 (사진 속 인물이) 등록된 출입국자인지를 확인하고, 촬영된 사진과 동일인물을 찾을 때까지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한다”고 밝혔다.

“유례없는 규모의 정보인권 침해”


안면 이미지 등은 개인정보 중에서도 개인의 신상을 특정하는 데 쓰일 수 있는 ‘민감 정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의 신체적, 생리적, 행동적 특징에 관한 정보로서 특정인을 알아볼 목적으로 생성된 정보’ 등을 민감 정보로 규정한다. 민감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처리하기 위해서는 정보 주체에게 ‘별도 동의’를 받아야 한다.

법무부, 과기부는 이 정보를 ‘원래 주인’ 동의 없이 써왔다. 법무부는 박주민 의원실에 보낸 문서에서 “법무법인으로부터 법률자문을 받는 등 신중한 검토를 거쳐, 이 사업이 출입국 심사라는 정보 수집목적 범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정보 주체의 동의는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등에선 “유례없는 규모의 정보인권 침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는 “출입국 내·외국인의 실제 데이터를 고지나 동의 없이 인공지능 개발 용도로 사용하고 업체에 지원한 사례는 국제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인공지능 식별추적시스템은 출입국 심사를 용이하게 하고 공항 내 안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겠지만, 이 사업이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면서도 당사자 동의 없이, 특별한 근거 규정 없이 추진된 사업이라면 당장 적법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추천 0

작성일2021-10-21 09:02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5029 5800불짜리 반바지 근황. 노바지패션 인기글 pike 2024-04-24 854
105028 이강인이 손흥민선수 손가락 직접 탈구시킨 게 맞다. 댓글[1] 인기글 pike 2024-04-24 635
105027 가족이민 초청 진행중 초청인 사망 인기글첨부파일 미이민 2024-04-24 339
105026 실시간 음성 번역 어플 파파고 papago 정말 편리함 인기글 Fremont7 2024-04-23 557
105025 한국 희귀성씨 Top 10 인기글 pike 2024-04-23 778
105024 걸그룹 팬사인회 인기글 pike 2024-04-23 867
105023 세계에서 안락사가 가장 자유로운 나라가 된 캐나다 댓글[2] 인기글 pike 2024-04-23 585
105022 항문을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 이유 댓글[1] 인기글 pike 2024-04-23 1014
105021 그러고 사는게 잘 사는 거다.. 댓글[3] 인기글 12 원조다안다 2024-04-23 634
105020 13년 전 발간된 '친일인명사전' 누가 실렸나 인기글 9 원조다안다 2024-04-23 465
105019 중국이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는 유적 댓글[1] 인기글 9 원조다안다 2024-04-23 763
105018 전교 1등' 청년 가장이 4명 죽인 흉악범으로…'무등산 타잔' 비극 인기글 12 원조다안다 2024-04-23 591
105017 절이나 교회를 습관적으로 다니지 마세요 댓글[1] 인기글 8 원조다안다 2024-04-23 614
105016 사방에서 중국어...'중국인 밀집지역' 대림동 근황 댓글[3] 인기글 2 원조다안다 2024-04-23 563
105015 탈북민들이 북한으로 쌀을 보내는 방법 댓글[2] 인기글 5 원조다안다 2024-04-23 527
105014 유튜버 복원왕이 컬러로 복원한 조신시대 기생 사진들 인기글 8 원조다안다 2024-04-23 649
105013 진정한 구원은 공산주의가 한다 댓글[1] Gymlife2 2024-04-23 192
105012 토요타 회장. 이 엔진 나오면 니네 다 끝장이다 인기글첨부파일 1 Gymlife2 2024-04-23 576
105011 재밋고 황당한 영상 인기글 pike 2024-04-23 830
105010 [무엇이든 물어보살] 하바드 뇌섹남 인기글 June04 2024-04-23 456
105009 오뚜기 신상품 라인업 인기글 1 pike 2024-04-23 738
105008 최근 중동석유부자들 선호하는 애완동물 인기글 pike 2024-04-23 700
105007 일본에서 운전하며 느낀 충격적인 습관 8가지 댓글[1] 인기글 1 pike 2024-04-23 754
105006 요즘 여자들이 원하는 남친 연봉 수준 인기글 pike 2024-04-23 831
105005 아린 BYC 브래지어 선전짤 인기글 pike 2024-04-23 865
105004 김태희 최근 샷 인기글 pike 2024-04-23 851
105003 민희진은 왜 하이브에 반기를 들었나…시작은 ‘스톡옵션 갈등’ 인기글 pike 2024-04-23 471
105002 관광객에게 역대급 바가지 씌운 논란의 명동 화장품 매장 인기글 pike 2024-04-23 705
105001 클린스만, 경질 두 달 만에 입 열어... "한국은 월드컵 8강 가능했던 팀 인기글 pike 2024-04-23 367
105000 손흥민 반친왕 될뻔했던 시절 인기글 소소한행복 2024-04-23 392
게시물 검색
* 게시일 1년씩 검색합니다. '이전검색','다음검색'으로 계속 검색할 수 있습니다.
** 본 게시판의 게시물에 대하여 회사가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