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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와 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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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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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늘밭도 물을 아낀다고 토욜날은 사장님이 일하러 나오지 말라고 해서
돈 아낄려고 아침겸 점심으로 봉숙이랑 계란에 파 송송해서 후라이하고 오래된 빵을 구워먹고
역시 돈 아낄려고 딴데 안가고 집 근처 개울가를 손 잡고 것다가 더워져서 따로 따로 멀리 떨어져서 것고
봉숙이가 요즘 아르바이트 하는 곰인형에 눈알 달기로 바쁘다고 안놀아 준다고 해서
방바닥에 자빠져서 중학교를 졸업해서 친구중에 젤루다 똑똑한 만득이가 알켜준 음악을 들었다.

베를리오즈의 장엄 미사라는 음악인데 새삼 오늘 같은날 들으니 환장하게 좋다.
베를리오즈는 일생 만진 악기가 기타밖에 없다던데 정말일까? 그지뿌렁 같은데..
기타 하나만 갖고도 저런 무지막지한 악상을 그려낼 수 있을까? 그지뿌렁 일거야..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가 말하던 게 생각이 난다.
뭐..왜 모짜르트의 음악을 들을 귀는 줬으면서 그렇게 만들 능력은 저한테 안줬냐고 
신을 원망하며 울부짖던 그 대사 말이다..
내가 할말을 저렇게 미리 앞당겨서 하는 냥반들 통에 난 정말이지 할말도 못하고 산다..

그리고 보니 클래식은 물론이고 뽕짝을 작곡하는 냥반들도 정말인지 천재인 것 같다.
늙은 누렁 호박보다 작은 사람의 머리통으로 그 잡다한 소리..
그 어지러운 화성들을 기가 맥히고 가슴이 싸아~하게 가지런히 정돈시킬수 있는지..

아니.. 어디 정돈 뿐인가..
그 갖가지 음표와 쉼표들을 엮어서 일순간 가심팍을 쏴악~ 쓸어내리며 
한숨 쉬고 눈물 짓게할 벅찬 감동들을 어찌 그리 구신처럼 꿰어낼 수 있다는 말인가 말이다..
이런 냥반들을 천재라 칭하지 않는다면 공자님이 부활하셔서 논어 전체를 취소할 일이지.. 암..

내가 이 냥반들을 천재라고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손꾸락에 쥐가 나도록 칭찬하는 이유는
내가 바로 범재.. 아니.. 약간 모자라는 범재라는 것을 강조하려 함인다 함인데..

아니 암만 천재들이면 뭐해..
약간 모자라는 내가 그런 어마어마한 천재들의 음악을 
삐딱하게 자빠져서.. 입맛대로 골라들으며 살아가고 있다는게 중요하지..

암만 지들이 잘나도 내 방에서 내 맘에 안들면 국물도 없다는 현실이 중요하다는 거지..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바흐 슨상님도
또 그 바흐를 연주하는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늙다리 대머리 영감님도 
뭔가에 뒤틀린 내가 인상 구기며 오됴에 불만 피우면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음량으로 겸허히 내 앞에서 옷깃을 여미고 연주를 해야 한다는 거지..

자다가도, 밥먹다가도, 뒷간 갔다가도, 내가 부르면 괴춤 끌어올릴 틈도 없이 달려와야 한다는 거지..
그래서 나는 매우 행복하다는 거지..

결론은 밑천이 빤하게 바닥난 약간 모자라는 나도 수틀리면 
그 기라성같은 천재들에게 내가 더 잘났다 버럭버럭 우길수 있는 
그런 유치한 방법도 하나 쯤은 있다는 거지..

근데 봉숙이 이 지지배.. 정말 독독이 올른건가.. 곰인형에 눈알 붙이느라 나 밥두 안주네..
천재를 내 맘대루다 껏다 켯다하는 약간 모자라는 나를 도데체 뭘로 보는거야!!

꼬치장에 메루치 찍어 안주삼아 막걸리 한 잔하며 내가 젤루다 좋아하는 바흐 슨상님이나 불러내서 놀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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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04-11 20:46

빌리언에어님의 댓글

빌리언에어
고독님 귀가 높으시네요^^
루이 엑또르 베를리오즈(1803-1869)
Grande messe des morts
망자들을 위한 장엄 미사 (Requiem 진혼곡)

Berlioz는 Symphonie fantastique 로도 유명하죠.

빌리언에어님의 댓글

빌리언에어
남프랑스에서 의사인 아버지의 장남으로서 태어나 17세 때까지 가정에서 일반으로 교육받았고 아들도 자신처럼 의사로 만들고 싶어했던 아버지의 강요로 19세 때 파리로 가서 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지만, 파리에서 글루크의 오페라에 매혹되어 작곡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23세에 아버지를 간신히 설득하여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였으므로 베를리오즈는 유년 시절에 플루트와 기타를 조금 만졌을 뿐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없었다. 베를리오즈는 피아노를 칠 줄 몰랐다.

와그너 리스트 슈트라우스 림스키코르사코프 같은 후기 낭만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죠.

빌리언에어님의 댓글

빌리언에어
아마데우스 만큼 제게 충격을 준 영화가 없었던 것 같은데,
쌀리에리의 대사뿐 아니라 그 표정까지도 기억납니다.
모짜르트의 Requiem 도 영화속에 나왔던걸로 기억하는데
ㅎㅎ 고독님은 모짜르트까진 못가도 쌀리에리 수준에는 이르신듯.

빌리언에어님의 댓글

빌리언에어
쌀리에리 대사
"하나님, 주님께서 제게 갈망만 주시고 절 벙어리로 만드셨으니,
왜 입니까? 말씀해 주십시요.
만일 제가 음악으로 찬미하길 당신께서 원치 않으신다면
왜 저에게 그런 갈망을 심어 주셨습니까?
갈망을 심으시곤 왜 저에겐 (모짜르트 같은) 재능을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쌀리에리의 헛된 야망과 욕심 그리고 질투가 기억나네요.

고독한남자님의 댓글

고독한남자
참말로.. 빌선생님은 정말로 유시카십니다요 ^^

세월호 문제가 다시 술렁이는 것 같아 생각난 음악이
베를리오즈의 장엄 미사 였습니다..

근데 베를리오즈가 기타만 뚱땅거렸는 줄 알았는데
피리까지 불었는 줄은 몰랐습니다 ㅎㅎ..

빌리언에어님의 댓글

빌리언에어
세월호 참사와 베를리오즈의 진혼곡이라...
역쉬 고독님 마음이 이쁘시네요.
전 솔직이 클래식에 대해선 유식하지 않아요.
ㅋㅋ 힙합은 좀 알죠. 많이 듣거든요^^

미남님의 댓글

미남
캬 좋습니다.  음악 좋아요. 글 맛깔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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