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에 ‘X세대’(Generation X)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X세대는 기성세대에 반항하고, 개성이 넘치는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뜻이다.
주로 1970년대에 태어난 X세대들은 개인주의를 전면으로 내세웠다. X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이 이해할 수 없는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삐삐밴드’ 같은 가수들의 음악을 들었고, 이들의 패션을 흉내 냈다. 당시 서태지와 아이들은 옷·모자 태그를 떼지 않은 채 의상을 입었고, 김원준 씨는 치마 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 서울 명동, 대학로, 압구정동 등 길거리에서 개성 있는 X세대 패션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젊은이들은 배꼽티, 핫팬츠, 미니스커트, 그런지 룩, 밀리터리 룩 등 다양한 패션을 선보였다. 염색 머리가 유행했던 것도 1990년대부터다. X세대 패션은 지금 패션보다 ‘날라리’ 감성이 더 짙었다.
“S.E.S.가 1990년대에 데뷔했는데, 그때 통 넓은 바지를 입고 나와서 저도 딱 붙는 쫄티에 통큰 바지를 따라 입었던 것이 기억나요. 거기에 통 굽 신발이 세트. 날씬한 사람들뿐 아니라 모두가 딱 붙는 쫄티를 많이 입었어요. 룰라의 채리나 패션도 많이 했죠. 두건 쓰고 쫄티 입고.”
어피치 J (79년생, 1세대 서태지팬)
“미팅을 하면 담배 피는 여학생을 만나는 것이 드물지 않았어요. 담배 피는 것도 일종의 패션이었죠. 화장도 엄청 진하게 했어요. 김남주 스타일? 머리도 똑 떨어지는 칼 단발을 많이 했는데, 굉장히 중성적인 이미지죠.”
갤러거 Y (75년생, 90년대 단발드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