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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과 어른(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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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on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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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과 어른(3) ==
==
<또 하나의 전제는 바른 재물관(財物觀)을 갖는 것이다.>
==
재물관이라고 해서 거창한 담론이 아니다.
어른이 지녀야 할 재물관은 단순 명료하다.

자신이 지닌 재물이 비록 동전 한 잎뿐 이라 해도
그 속에는 반드시 타인을 위한 몫이 포함되어 있음을 아는 것이다.

생전의 어머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어느 만석꾼 집에 신식 며느리가 들어갔다.
가만히 보니 시어머니가 광을 열고 아무에게나 퍼주었다.

머슴이든 소작농이든 동네사람이든,
와서 아쉬운 소리만 하면 마구 퍼 주는 것이었다.
신식 며느리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시어머님은 규모 있는 살림살이를 모르시는구나.

내 시대가 되면 나는 저런 식으로 낭비하지 않을 거야’'.
세월이 흘러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며느리의 시대가 도래 했다.

경제권을 이어받은 며느리는 고등교육 받은 사람답게 매일 가계부를 펼쳐놓고
시어머니와는 달리 모든 것을 알뜰하게 절약했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며느리가 경제권을 행사하면서부터 만석이 나지 않았다.
며느리는 알뜰하게 경제를 꾸리면 소출이 더 커지리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오히려 반대였다.

젊은 며느리가 보기에는 시어머니가 헤픈 것 같았지만,
그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시 어머니이기 이전에 온 동네의 어른이었다.

자신의 것을 기꺼이 베풂으로써 동네 사람들을 위한 넉넉한 그늘이 되어준 것이다.
그 넉넉한 그늘 밑에서 모든 사람이 신명나게 일했으니 만석이 나는 것은 당연했다.

젊은 며느리는 배운 사람답게 가계부는 철저하게 정리했지만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그늘이 되지는 못했다.

삶의 그늘이 없는 곳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이 본능적으로 인색해지기에,
그런 삭막함 속에서 예전처럼 만석이 나올 리 만무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처신이 그렇듯 극명하게 갈린 근본적인 원인은 재물관에 있었다..

우리는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노인이 많은 사회는 허약할 수밖에 없지만 어른이 많은 사회는 더 없이 강하다.
어른의 경륜과 지혜는 핵무기 보다더 강한 까닭이다.

우리사회에 어른이 없다고 남의 이야기하듯 한탄만 할 일이 아니다.
각자가 젊은 시절부터 자기 자신을 어른으로 가꾸어 가면
머지않아 이 세상은 존경스러운 어른으로 가득할 것이다.

나이 들어 노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어른이 될 것인가?
그 결단은 빠를수록 좋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워즈워스의 시처럼,
세월은 지금 이 시간에도 마구 달려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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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10-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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