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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묵한 고려대생의 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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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다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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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66 포효

안녕하세요

중요한 날 전날에 생각 정리 하려고 쓴 일기같은 여자친구 자랑글일 뿐인데

생각지도 못한 많은 관심에 많이 신난 과묵한 사람입니다.

댓글 하나하나 감사히 읽고 있어요.

제가 뭐라고 굉장히 멋진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인데 사실은 제 여자친구가 진짜 멋진 사람이에요

여자친구에게 보여줬더니 이런 건 말로 하라며 눈을 흘기고는 한 오백번은 더 읽는것 같네요.


진짜 귀엽죠.

후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있으셨는데, 저는 항상 진행형이라 후기는 영원히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저렇게 좋아하니 글 하나만 더 쓰고 갈게요.

문과일거다 라는 추측을 많이 봤는데 아쉽게도 저는 ★ 학생입니다:)

모든 생명의 본질을 파악하는 공부죠.


여자친구는,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2015년 당시 교양으로 들었던 소설의 세계라는 수업에서 만났습니다.

우선 제 비루한 필력이 좋다고 칭찬해주신 분들 너무 고마워요.

저희 행복하라고 해주신 분들도 너무 감사합니다. 그대들은 더 크게 행복하길 바라봅니다.

과분하게도 저같은 사람 만나고 싶다 하신 분들,

제 여자친구 같은 사람이 된다면 아마 더 좋은사람에게 훨씬 큰 사랑을 받으실 거에요.


더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데 너무 부족한 제가

더 많이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늘 미안합니다.

제 여자친구가 예쁠 것이라는 글들도 많이 보였는데요


맞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정말 예쁩니다.

제 눈에는 외적으로도 완벽하지만, 그보다 마음이 정말 예쁜 친구에요.

3년째 줄곧 예뻐왔고 아마 80살이 되어도 예쁠 것 입니다.

너무 예뻐서 매일 동영상으로 남겨 하루의 끝에 다시 보곤 해요.


액정 너머로 분홍빛 꽃잎이 휘날리는 경험을 저는 매일 합니다

여자친구가 음식사진 찍을 때 저는 음식사진을 찍는 여자친구를 찍고

제가 키우는 고양이를 귀엽다며 마구 찍어대는 여자친구가 귀여워서 마구 찍습니다.

말로 표현 할 수 없이 제 눈에는 세상에서 가장 예뻐요.

신기하게도 오래 보면 볼 수록 더 예뻐지는 사람입니다.


과묵하다더니 너무 글이 길죠? 사랑하면 닮는다고 하잖아요.

여자친구 자랑으로는 정말 장편 소설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여자와 함께라면 삶에 밑바닥에서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마음이 생겼을 때 부터 줄곧 데리고 다니던 아이가

어제부로 드디어 제 주인의 손가락에서 반짝이고 있네요.


제자리를 찾은 반지마저 행복해 보인다 하면 너무 이상한 사람 같으려나.

혹여나 손가락에 닿으면 차가울 것 같다는 쓸데없이 현실적인 걱정에 핫팩과 함께 주머니에 두었다가

핫팩을 쥐어 주는 척 네번째 손가락에 끼워주었습니다. 프로포즈는 영화처럼 멋있게 해야하는데 말이죠.

하지만 그럴때 있잖아요. 이때가 아니면 안될 것 같을때.

너무 긴장해서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저의 진심은 전해졌나 봅니다.

제가 앞으로 평생 제 취미 생활을 이어 갈 수 있게 된거보니 말이죠.


결혼식은 둘 다 졸업한 후에 할 것 같습니다.

남은 삶 매일을 프로포즈 하며 살다보면 조금 더 조리있게 제 마음을 전할수 있겠죠.

여자친구는 지금도 입꼬리가 하늘에 걸려서는 자꾸 제게 반짝이는 네번째 손가락을 날리고 있어요.

조금 이상한 모양새이지만 귀여우니 넘어갑니다.


지금도 처음 만난 날 그대로 사랑스러운 내 사람, 이제 곧 나의 유일한 가족.

나의 미래에 항상 네가 있을거라는 생각에 매일이 감사해

왜 전화번호를 보름이로 저장해 두었냐고 물으며

보름달같아서 그렇지- 시무룩해진 네가 귀여워서 그렇다 했지만 사실은 그거 아니야.

널 볼 때마다 드는 설명 안되는 살랑한 날씨와 향기같은 기분

봄과 여름 사이같은 너여서 보름이야. 봄,여름 보름.

이거 보면 말도 안된다고 또 웃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똑같이 생각해 준다는 것부터 세상은 말도 안되는 일 투성이니까

너는 아무것도 없이 삭막하고 황량한 겨울같던 내 인생에 들어와

얼어붙은 땅을 서서히 녹이더니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어서 따뜻한 봄으로 바꿔버렸어.


누군가 한 말처럼 이제는 내가 이 모나고 각진 세상 속에 너의 동그라미가 되어줄게.

우리가 나이들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설렘이 편안함이라는 다른 사랑의 모양이 되어도

난 네가 여전히 예쁘고 좋을 것 같아.

그리고 이 긴 글을 다 읽어주신 한분 한분 정말 고마워요.

여러분 모두 최선을 다해 사랑하세요. 저희도 그러겠습니다 !

워낙 글재주가 없는 사람인지라 더 쓰면 들통 날 것 같아 이만 마침표를 찍을게요.










추천 13

작성일2024-04-1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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