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설, 비방, 광고, 도배질 글은 임의로 삭제됩니다.

기억

페이지 정보

이인좌

본문

이상한 기억 - 송종규 



동그란 스탠드 건너 당신은 앉아 있고 
나는 세월 건너편 낡은 벤치에 앉아 있다 
그 사이로 계곡이 있었던 듯하기도 하고 
잠시, 여우비가 스쳤던 듯 하기도 하다 
달빛이 얼굴 위에 소나기처럼 쏟아졌던 것 같기도 하고 
간선도로에 자욱한 모래의 융단이 깔린 듯하기도 하다 

수많은 이정표와 자동차 바퀴를 거슬러 올라가면 
기껏, 소스라치는 마른 나뭇잎, 나뭇잎 한 장의 모질고 쓰린 기억들 

세월 건너편 낡은 벤치 위에 당신은 앉아 있고 
나는 동그란 스탠드 앞에 앉아 있다 
안개가 많은 것들을 지운 듯 세상은 어렴풋하고 
달력 속에서 나는 
무릎을 세우고 엎드려 울었다 

어느 순간 덜컥, 빗금을 그으며 
계곡 또는 단애가 들어섰을 것이다 
우리는 들판에 있었던 듯하고 못물 속에 깊숙이 가라앉았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아마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을 것이다 

스탠드의 불이 나가고 당신은 세월 저편으로 사라졌다 
나는 모래와 꽃과 바람을 받으며 여물어갔다 

세월인 당신, 얼룩인 당신, 

가끔 슬픔이라는 짐승이 드나들기도 하지만 
당신에 대해 나는 아주 이상하고 단단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상한 기억 이라는 시를 읽으며
떠 오르는 이상한 기억

흐린 달빛인 것도 같고
한 밤의 가로등도 같고

가슴에서 올라 오기도 하고
머리에서 머물기도 하고

떠 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가라 앉는 것 같기도 하고

희미한 것 같기도 하고
선명한 것 같기도 하고

음악처럼 들리기도 하고
바람처럼 느끼기도 하고

잊은 것 같기도 하고
잊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이상한 기억을 떠 올리며
이상한 기억 이라는 시를 읽기도 하고




추천 0

작성일2016-09-08 21:13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읽다 문득

백석

인가 했습니다.~~~

이인좌님의 댓글

이인좌
그렇게 말씀 하셔서
문득 송종규 시인의 시들을 생각하니
문득 송 시인이 여자 백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같은 밤이 좋아 응앙응앙 울던 흰 당나귀를 타고서
이제는 아무도 갈수없는 마가리로 나타샤와 함께 떠난
백석의 시들 역시 이제는 이상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간만에 뵙습니다 칼님
먼길 돌아 오셨습니다 ^^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쑥스럽게시리도

오늘 누가 집에 왔길래
사정사정 통사정을 해서
알지도 못하는 이상한 메일 하나 만들어 줘
겨우......

제가 이렇게 삽니다.~~~

불쌍히 여기시고
잘 좀 부탁드립니다.

참, 남자끼리

반가워요.~~~

이인좌님의 댓글

이인좌
불쌍히 여기다니요, 천만부당 입니다.
외론 논네들끼리 부딛히며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칼님의 긴 글 속에서
음담한 옛 추억에 빠지기도 하고
패설의 놀라운 창작성에 놀라기도 한 기억이 엇 그제 같습니다.

이제 자주 오셔서
삭막한 로그인 게시판이 후끈 달아 오르는 게시판이 되기를 소원해 봅니다.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7644 <속보> 베이지역 모든 주민 오늘 자정부터 '자가격리' 명령 인기글 pike 2020-03-16 2687
17643 LA 플러튼에 한국인 자매 화초도둑 동영상 댓글[2] 인기글 pike 2020-06-17 2687
17642 발아의 달인 댓글[3] 인기글 12 칼있으마 2020-08-24 2687
17641 모델 괴롭히는 인도남 댓글[2] 인기글 pike 2020-11-27 2687
17640 펌] 캘리포니아 주 하원 65지구, 아시안 표는 개표 안한다? 인기글 미라니 2016-11-12 2688
17639 Years of Living Dangerously 인기글 pike 2016-11-14 2688
17638 취업이민페티션 급증, 새해 영주권 적체 우려 인기글첨부파일 미이민 2016-12-29 2688
17637 오바마의 탱고 댓글[3] 인기글 노가다 2017-03-02 2688
17636 시중에서 파는 애토믹클락 이란걸 제대로 사는 방법.. 댓글[2] 인기글 저산은 2017-03-13 2688
17635 이민자 ‘푸드스탬프’ 신청 급감 인기글 pike 2017-05-28 2688
17634 교통 정체 이유를 보니... 인기글 2 pike 2017-06-15 2688
17633 마구 때리는 여자의 습성 인기글 pike 2017-07-02 2688
17632 용의 비늘을 가진 뱀 인기글 pike 2017-07-09 2688
17631 일본 최초의 흑인 혼혈 미스 재팬 인기글 1 pike 2017-08-02 2688
17630 올해 일본에서 화제였던 여자 고등학교 댄스부 댓글[1] 인기글 2 pike 2017-09-04 2688
17629 우리가 즐겨 사용하고 있는 색앵경들..ㅋ 댓글[7] 인기글첨부파일 캘리 2017-10-25 2688
17628 잘 놀았다 국화야 댓글[1] 인기글첨부파일 칼있으마 2017-10-29 2688
17627 중국의 자동차 기술 댓글[1] 인기글 pike 2017-11-07 2688
17626 탈코르셋이라며 속옷 자르는 녀 댓글[1] 인기글 pike 2019-02-15 2688
17625 공짜세차 인기글 pike 2019-03-28 2688
17624 사이비 우파들.. 댓글[1] 인기글 2 정의완성 2022-07-30 2688
17623 한국인 남성 20명과 자봤다는 일본인 인기글 pike 2022-08-02 2688
17622 올해 첫 천만 관객 돌파 <부산행> 4주차(8/12~)연장 San Jose&SF(limited) … 댓글[1] 인기글첨부파일 kmovie 2016-08-11 2689
17621 호주의 투명지폐 인기글 1 pike 2016-11-17 2689
17620 18 companies that pay software engineers over $110,000 인기글 pike 2016-11-17 2689
17619 한국에서 화재가 되고 있는 DJ DOC 수취인분명 인기글 1 hanamaru 2016-11-26 2689
17618 [펌] 세계 곳곳의 강한(+힘?) 여성들 인기글첨부파일 2 미라니 2017-01-23 2689
17617 스타벅스...남자손님은 정상적으로..여자`는 민폐 & 진상? 인기글 pike 2017-04-08 2689
17616 [펌] 뭔가 느낌이 온 버스기사 댓글[2] 인기글첨부파일 2 미라니 2017-04-08 2689
17615 미 여자농구 드래프트 1순위의 어깨힘 댓글[1] 인기글 2 pike 2017-04-28 2689
게시물 검색
* 게시일 1년씩 검색합니다. '이전검색','다음검색'으로 계속 검색할 수 있습니다.
** 본 게시판의 게시물에 대하여 회사가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