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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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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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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네 눈동자에 눈물이 - 안도현 


가령, 내가 네 손을 처음으로 덥석 잡는다면 
너는 손을 빼다가는 아무 일도 아닌 듯 
결국은 나에게 안겨올까 아니면 
느닷없이 소리를 지르며 다시는 만나지 않겠노라며 
얼음장같이 돌아설까 사라지고 말까, 개같은 놈이라며

그러나 차라리 욕을 얻어먹을 때 먹더라도 
나는 용기를 내어 
네 손목을 잡아 이끌고 골목을 찾아든다면 
내 마음보다 어두운 여인숙이 거기 웅크리고 있다면 
귀 떨어져나간 누런 숙박계에다 
엉터리 주민등록번호를 빨리빨리 쓰고 
금방 새로 지어낸 내 이름도 하나 쓰고 
모나미 볼펜을 던지듯 내려놓고.. 

네 외투를 벗기게 된다면 그리고 
네 치마를 벗기게 된다면 그리고 
이 세상의 더럽게 순결한 담요 위에 
마지막으로 너의 팬티 한장만 남겨둔다면 

너의 마음은 벗기지 못하고 그때 
너의 몸이 작은 짐승같이 바들바들 떨게 된다면 
그 떨림 끝에.. 

가령, 네 눈동자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게 된다면 
마침내 그 눈물의 홍수에 내가 갇히고 그리하여 
네가 흘린 그 눈물에 너도 갇히게 된다면 
나는 사람도 아니야, 사람도 아니야 
내가 나늘 때리며 소리 없이 울까 아니면 
너에게 쓴 모든 편지를 이제 불살라버리겠노라고 
성냥이나 뒤적뒤적 찾는 척할까



++



가령.. 내가 너를 지금 만난다면


가령
내가 너를 지금 만난다면

여인숙으로 들어가던 그 추운 골목길에서
내 손을 꼭 잡던 너의 뜨거운 그 손을 기억이나 할까

여인숙 앞 공중전화에서 집으로 전화를 해야 한다며
발만 동동 구르던 너의 안타까운 작은 가슴이 생각날까

떨리는 손으로 숙박계를 쓰던 내 앞에서
고개만 숙이고 애꿋은 이불만 돌돌말던 너의 어색함을 생각할까

겉옷을 벗을까 말을까 망설이던
너의 갈등과 결심에 찬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렸을까

그 추운 긴 긴 밤을..
소주 한 잔에 의지하여 내 눈만 처다보던

너의 그 깊은 눈동자속에 비치던 내 눈동자를
조금이라도 기억을 할까


아니..
가령..내가 지금 너를 만난다면

나를 지금 만난 너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이나 할까

혹시..
너와 나는 지금이 꿈이라 생각하지는 않을까





추천 0

작성일2016-09-28 20:49

혀씹은피맛풍선껌님의 댓글

혀씹은피맛풍선껌
기억은 머리 속에서 살지만
추억은 가슴 속에서 산다..

기억은 지우려 할수록 흐릿해지나
추억은 지우려 할수록 또렷해진다..

기억은 떠올려질수록 말하고 싶지만
추억은 떠올려질수록 말이 없어진다..

기억은 블로그의 공개 덧글이지만
추억은 주인만 보는 비밀 덧글이다..

기억은 PC에 방치돼 있는 수천개의 디지털 카메라의 흔적이지만
추억은 앨범속에서 점차 색이 바래지는 필름 카메라의 흔적이다..

기억은 횡단보도 건너편 수많은 무덤덤한 표정의 행인이고
추억은 그 행인 속에 숨어 있는 단 한사람인 첫사랑이다..

그리고...무엇보다,
기억은 유효 기간이 있어 슬프지만
추억은 유효 기간이 없어 슬프다..
 

추억..이라는 단어 앞엔 늘 누구든 좋은 일만 떠올리고 싶은 것
기억..이라는 단어 앞엔 좀 더 함축적인 치열함이 들어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한마디로...
추억은 내가 좋아하는 꽃
기억은 그 꽃이 피어있는 숲이라 말하고 싶다..

- 빌려온 글.. -

이인좌님의 댓글

이인좌
기억력이 좋으면 공부라도 잘했을텐데
세월이 지날수록 추억력만 무럭 무럭 자라니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습니다.

흔히들 좋은글이라 하여 인터넷상에서 흘러다니는 글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번에 빌려오신 글은 정말이지 심금을 짜리리 흔드는 글입니다.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가령

에 가 보셨군요.

진부령과 대관령 사이에 있는,

등산하러 가서
등산하고 내려 와서

들리는 곳,

아,
가령 여인숙.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오봉 위엔

고뽀 두 개
주전자 하나.
조그만 수건 두 장 접혀 있고.

난 수건을 깔자.
믿어도 되니 안 깔아도 된다던

은정,

결국 수건을 깔았고,

수건엔
빠알간 피가 흥건했던

내 무릎의 피.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유정이한테도
미정이한테도
효정이한테도

이런덴 처음이라고 했었던

가령 여인숙.

눈이 마주칠 때마다
여주인만이
알 수 없는 미솔 지었었지.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무릎의 피가 나는 걸 보면서
난 울었고
어쩔거냐 물었고

그들은 한결같이

책임

진단
지지 못 할 말을 하곤들 떠나 갔었지.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가령,

가령 여인숙 앞에서

은정,

을 가운데 두고

이인좌님과 만난다면

우린
누가 먼저냘 것도 없이 핏댈 세우겠지.

내가 먼전디?~~~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쓰다 봉게

가령관 전혀 관계가 없다는ㅋㅋㅋㅋㅋ

음......

누가 먼전디가 아니라
누가.

손위 동선갈ㅋㅋㅋㅋㅋ
.
.
.
.
.
댓글 전체적으루다가

죄송합니당.~~~
.

이인좌님의 댓글

이인좌
음...

칼님께서 뭔가 5해를 많이 하신것 같아
2해을 돕기위해서 한말씀 드리자면..

그녀자의 아름은 보람이고
그 날밤 그 녀자와 나랑은 소주만 빨다가 잠이 들었고
그 담날 낮에 여인숙에서 나와서 해장국 먹구서 헤어지구
전 미국행 밀항선을 타구서 밀항을 했구
그녀는 뽀글이 빠마를 하구서 선을 본담에
5급 공무원 시험을 치고서 합격을 했단 언놈과 살림을 차렸고
지금 애색히 4명을 낳고서 잘 산다고 합니다.

그니까 저는 가령이라고 했는데
칼님의 그 가령과는 아무 가령도 없음을 확실히 밝힙니다.

댓글 전체적으루다가
죄송합니다 안하셔두 됩니다..

칼님의 환상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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