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망록 (備忘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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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하지 않더라도 인간에게는 본능적으로 써내려 가는 비망록 이라는 것이 있지. 예를 들면 잊자 잊자 노력하면 할수록 더 또렷해지는 추억들 잊은줄 알았는데, 정말 잊은줄 알았는데 저녁 해 지고나면 가슴을 치고 오르는 기억들 그래도 또 잊자 눈을 꼭 감고나면 더 또렷이 생각나는 향기나는 미소와 상념에 잠긴 눈동자.. 내가 세상을 다시 보고자 철학을 공부 하고자 함도 아니고 고뇌와 갈등이 가득찬 시를 쓰고자 시인이 되고자 함도 아니고 가엾은 나를 아름다운 가슴으로만 보고자 음악가가 되고자 함도 아닌데 天刑처럼 늘 어깨를 짖누르며 내 작고 힘없는 등을 휘게해서 떨어 버리려, 던져 버리려 애를 써봐도 내 가슴과 머리로 써내려간 비망록은 완강히 버티며 도저히 떠날줄을 모르는 것을 보아도 의도하지 않더라도 인간에게는 본능적으로 써내려 가는 비망록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지. 먼 옛날 에덴동산의 선악과 속에 숨어있는 또 하나의 비밀 ingredient가 아닐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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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05-0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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