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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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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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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사생활 // 이병기


가을은 차고 물도 차다 
둥글고 가혹한 방 여기저기를 떠돌던 내 그림자가 
어기적어기적 나뭇잎을 뜯어먹고 한숨을 내쉬었던 순간 

그 순간 사내라는 말도 생겼을까 
저 먼 옛날 오래 전 오늘 
사내라는 말이 솟구친 자리에 서럽고 끝이 무딘 
고드름은 매달렸을까 

슬픔으로 빚은 품이며 바람 같다 활 같다 
그러지 않고는 이리 숨이 찰 수 있나 
먼 기차소리라고 하기도 그렇고 
비의 냄새라고 하기엔 더 그렇고 
계집이란 말은 안팎이 잡히는데 
그 무엇이 대신해줄 것 같지 않은 
사내라는 말은 서럽고도 차가워 
도망가려 버둥거리는 정처를 붙드는 순간 
내 손에 뜨거운 피가 밸 것 같다 

처음엔 햇빛이 생겼으나 눈빛이 생겼을 것이고 
가슴이 생겼으나 심정이 생겨났을 것이다 
한 사내가 두 사내가 되고 
열 사내를 스물, 백, 천의 사내로 번지게 하고 불살랐던 
바람의 습관들 

되돌아보면 그 바람을 받아먹고 
내 나무에 가지에 피를 돌게 하여 
무심히 당신 앞을 수천 년을 흘렀던 것이다 
그 바람이 아직 아직 찬란히 끝나지 않은 것이다 


++


바람


바람이 분다는 것은
내가 가만히 서있는 이 자리에
운명처럼 바람이 달려와 나에게 부딛히는 것인지
바람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데
운명이라 생각하는 내가 달려가 바람에게 부딛히는 것인지

살갗부터 시려와 가슴을 서늘케 하는 바람이 분다는 것은
내가 피할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인지
내가 선택하여야 할 운명이라는 것인지

바람이 분다는 것은
이렇게 비 오기 직전 찬 바람이 분다는 것은
내 운명이 내게로 달려 온다는 것인지
내가 운명에게로 달려 간다는 것인지

바람이 분다
바람은 분다..




추천 0

작성일2016-11-25 20:59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애덜 노래를 듣는데
애덜이 어찌나 힘들고 어렵게들 부르는지

노래도 부르지 않는 제가
배니 목이니에 어찌나 힘이 들어가는지
숨이 턱턱 차 노래가 끝나기도 전에
제가 숨 너머 갈 뻔 했습니다.

역쉬 바람은

바람바람바람

김범룡 같습니다.~~~

이인좌님의 댓글

이인좌
김범룡의 바람 바람은 살랑 바람이고 야들의 바람은 죽기 살기 바람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여를 달려가면 Pacifica라는 바닷가가 있는데
그곳에 고기를 잡는 기나 긴 피어가 있습니다.
제 187번째 첫 사랑 녀인네가 절 버리고 떠나간후 바람 부는날 그곳에 갔었는데
새하얀 파도가 날 집어 삼킬려고 펄썩 거리고
온몸을 덥치는 바람이 강하게 불었는데..
숨도 못쉴정도의 아찔함에 순간적으로 정신이 혼미한 적이 있었습니다.

야들 노래는 그런 아주 강한 바람이라는 야그를 좀 길게 했습니다.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이인좌님 글을 읽다 보면

전체의 대강

이 그려지는데요.
그 그림 위로 꼭 이 노래가 덧칠해 지더군요.

알이에픈가?

"이별공식"

이란 노랜데요.

***이별 장면에선 항상 비가 오지
열대 우림 기후 속에 살고 있나

긴밤
외로움과
가을
또 추억은
 
왜 늘 붙어다녀
무슨 공식이야......***

글이
갈만큼이나 쓸쓸하기도 하고
겨울 중간처럼 무겁기도 하고
외로움과 허전함이
온통 가슴에 밴 것 같기도 하고.

혹, 남자 그리워서 그러세요?

말씀만 하십쇼.

저희 노인회에

70넘어 혼자 된 애덜 많습니당.~~~

이인좌님의 댓글

이인좌
전 187번의 이별후에
비도 오고
눈도 오고
바람도 불고
햇살도 쨍쨍하고
참으로 다사 다난 했습니다.

남자는 술 한잔 생각날때만 그립고
녀인데들은 늘 그리운데...

이제는 기력이 쇠해
맘뿐이지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죽기전엔 글른것 같습니다.

노인회 박여사에게 전해 주십시요
그녀는 이제 추억속의 녀인네라고.. ㅠㅠ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바람의 사생활,

이병기 시인,

저 그림 그려내느라 팔 깨나 아팠겠습니다.

많은 생각을 해야
겨우 조금의 생각을 이해해낼 수 있는 시.

끝 두 연은

읽다 문득 안도현 스타일?

섬뜩 다가와서 놀랬습니다만

늘 선택의 탁월함에 놀라곤 하는데
오늘도 여지없이

좋은 시,

감상 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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