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지지로 승리한 트럼프, 정부 출범 전부터 노조와 대립각

【 베드민스터=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1월 19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앤드루 푸즈더 CKE 레스토런츠 최고경영자(오른쪽)와 걸어 나오고 있다. 2016.12.09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위터를 통해 노조 지도자를 직설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한 패스트푸드 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노동장관으로 지명하면서 정부와 노조가 관계가 수십 년만에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캐리어사의 노조위원장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을 가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철강노조연합(USW) 위원장인 척 존스는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조위원장이지만 끔찍할만큼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했지만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노조가 제대로 역할을 했다면 인디애나 (캐리어)공장의 일자리를 지켜냈을 것"이라며 "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시오"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캐리어 모기업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와의 합의로 캐리어가 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하려던 계획을 포기해 일자리 1100개를 유지하게 됐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캐리어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USW 인디애나 지부의 존스 위원장은 트럼프가 공적을 부풀렸다며 "사실은 1100개가 아니라 800개"라고 주장했다.

노조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한 패스트푸드 업체 CEO 앤드루 푸즈더를 지명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가 노조 탄압을 시도하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최대 노동조합 AFL-CIO(노동총연맹 산업별 조합회의) 대외 협력국장인 에릭 하우저는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노동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며 "이번 인사는 이같은 행위에 반한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포퓰리즘으로 포장한 메시지로 노동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트럼프는 지난달 8일 실시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노조원 득표율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득표율과 근소하게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다.

정부와 노조가 대립하는 양상을 보인 것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로, 레이건 대통령은 당시 규제를 완화하고 건설회사 CEO를 노동장관에 임명했다. 당시 노조는 지금보다 힘이 강했다. 1980년대 민간부문 노조 조직률은 20%였지만 현재 민간부문 노조 조직률은 7%에 불과하다.

공화당 전략가인 존 피히리는 "노동장관으로 지명된 앤드루 푸즈더는 연방정부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을 얼마나 힘들게 만들어놨는지 알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기업들에 대해 규제를 강화해 기업들은 인력을 채용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푸즈더는 현재 패스트푸드 체인 하디스,칼스 주니어 등의 모회사인 CKE 레스토런츠의 CEO이다.

한편 트럼프는 최저임금에 대해 모순된 주장을 했었다. 트럼프는 대선 시간 미국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저임금을 낮게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이후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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