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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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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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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흐린 기억 // 강연호



1 

아무도 오지 않는다 허구한 날 내 마음의 공터에는 

혼자 놀다 심심해진 햇살 곰곰한 생각에 지쳐 그늘 키우고 

기다리는 일 많으면 사람 버리기 십상이라며 

귓바퀴에 잠시 머물던 바람결 총총히 사라진다 

저 햇살 저 바람도 저녁이면 돌아갈 집이 있는가 

고개 갸우뚱하면 침착하게 낙법을 연습하던 나뭇잎 몇 장 

내일 또 오마는 약속처럼 어깨에 얹힌다 

삶이란 이런 거다 건너편 아파트 베란다에 널렸다 걷히면서 

다시 더러워질 결심을 바투 여미는 흰 빨래의 반짝임 같은 


세월아, 갈기갈기 찢기고 늘어진 

하품에 지쳐 나는 너에게 줄 그리움이 없는데 

너는 손 벌리고 자꾸만 손 벌리고..



2 

사진틀 속에 흑백으로 갇힌 날들이 파닥거린다 

더러 지나간 날들이 예쁘게 이마 짚어주지만 

아무리 기억의 초인종을 신나게 눌러도 

그때, 그 들길, 첫 입맞춤 

풀잎 풀잎 풀잎, 서걱서걱 서투르다며 흉보던 날들은 

이제 더 이상 여기에 살지 않는다 

텅 빈 우편함에는 수취인 불명의 먼지 쌓여갈 뿐 


내 한 번도 같이 놀자고 한 적 없는 세월아

내가 언제 숨바꼭질하자 했니? 

그것도 모자라서 세월아 

왜 나만 술래 되어야 하니?



++



어느 흐린 기억



어느 흐린 기억..


또렷하지 않아

더 아름답다


더 아름다운 만치

더 더욱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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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12-11 19:45

이인좌님의 댓글

이인좌
문득 깨달음 하나..

소주나 막걸리를 먹고 취하면
장사익이나 장기하 혹은 양병집의 노래에 같이 취하고

오늘처럼 스카치 몇잔에 취하면
Diana krall 이나 Norah Johns의 노래에 같이 취한다는 것..

물론 모든 술들은 마심으로서 기억을 가슴 속에서 마구 퍼올린다는 것..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아, 시 참 아름답네요.

저런 단어들로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내는 동안
저 시인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노력한다고
저런 시가 쓰여지는 것도 아니고 봄
저런 실 쓰는 것도
타고나야 되나봅니다.

부러운 인간임에 틀림 없을 것 같군요.~~~
.
.
.
.
.
기억......함,

왜 전 이상하리만큼

쪽팔린 기억

밖에 더듬어지질 않나 모르겠습니다.

애덜에게 다구리 당했던 기억
지지배덜 오빠들에게 얻어 터졌던 기억
셤보며 컨닝하다 걸려 빵점맞았던 기억

기억 안 돼도 좋을 것들은
기억 되길 원하지 않아도
기억이 저 혼자 혼자 있을 때 되어 가끔 혼자 얼굴이 저 혼자 달아 오르기도 하고요.

미자숙자현자경자성자
저 지지배들과 놀러 갔던 인숙이네에서의 첫 밤.

뽀얀 피부
그리고

거기.


아무리 기억해 내려 애써도
꼭 기억 되어 있어야 함에도
기억해 내려하면 할 수록
기억이 희미해져 있어

감상.

구석구석을 감상할 수 없어
얼마나 아쉬움만 남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진 아버지로 기억이 되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엊그젠 기일이라
형에게 아버지 영정좀 카톡으로 보내봐라.

걸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아, 우리 아버지가 이런 얼굴이셨네.

깜짝 놀랐어요.

어이없고 기가막힌 기억력.
요놈을 패죽이고 싶더라니까요.
.
.
.
.
.
전 사치스럽게 자라지 않아서

포도주나 양줄 마시면
아무런 감흥이 없습니다.

막걸리

빨 때가 추억에 취해지더군요.

참 있게사신 냥봔이셨군요.

에이 내 젤 싫어하는
부르조아셨네 그랴.
급실망.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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