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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로 주문하면 반말로 주문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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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함부로 대하지 말라” 의미 담긴

‘남의 집 귀한 자식’ 티셔츠 인기

진상고객 비매너를 지적한 안내문

“할 말은 하겠다” 을의 당당함 엿보여

역지사지하며 서로 존중ㆍ배려해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ㅅ’음식점에서 ‘남의 집 귀한 자식’ 티셔츠를 입은 아르바이트생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ㅈ’커피숍에 붙은 안내문

서울 마포구 동교동 ‘D’커피숍 카운터에 놓인 안내문. 우스개 소리 같지만 반말을 일삼는 진상고객에 대한 엄중한 경고를 담고 있다.

“야, 이것 좀 더 가져와 봐!”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서 ‘ㅅ’ 음식점을 운영하는 반동현(35ㆍ남)씨는 매일 반복되는 손님들의 반말지거리에 진저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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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지긋한 손님들이 알바생들을 하인 부려먹듯 함부로 대하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죠. 그들도 엄연히 귀한 자식들인데….” 반씨는 궁리 끝에 지난 5월 ‘남의 집 귀한 자식’이란 문구가 박힌 티셔츠 10여벌을 주문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착용하도록 했다.

아르바이트생 등판 위의 ‘남의 집 귀한 자식’에는 ‘내 자식 귀한 줄 알면 남의 자식 귀한 줄도 알자’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담겼다. 반복되는 인격침해와 모욕적 언행 등 그들이 처한 억울한 현실도 함께 읽을 수 있다. 이 ‘남의 집 귀한 자식’ 티셔츠는 지난해 SNS를 통해 알려진 후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SNS 상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면 검은색 바탕에 흰 글씨부터 붉은색, 파랑색 등 색상과 디자인도 다양하다. 이 티셔츠를 아르바이트생 복장으로 선택한 ‘ㅈ’ 주스전문점 관계자는 “알바생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인권이 있으니 그에 맞게 대우해 달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손님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최인성(28ㆍ남)씨는 “등에 쓰인 문구가 재미있어서 보다 보니 나 스스로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고, 박예림(25ㆍ여)씨는 “저렇게라도 해야 진상고객이 조금씩이나마 없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있는 ‘남의 집 귀한 자식’티셔츠. 왼쪽부터 아이디 kinjayx, wnstjr0895, j.seokk, juuppack_doo 게시물 캡쳐.

왼쪽부터 인스타그램 아이디 bantssam, _runyourownrace_, j_ing_, sy_imda 게시물 캡쳐.

‘담배 태우면서 주문하는 암 유발자 아니죠?’

진상고객이 얼마나 많았으면 저럴까 싶은 건 ‘남의 집 귀한 자식’뿐만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점포에 ‘무개념’ 고객들의 ‘비매너’ 행동을 조목조목 지적한 안내문까지 나붙었을까. 마포구 동교동 ‘D’커피숍에 들어서면 ‘반말로 주문하심(시면) 반말로 주문받음’이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농담 같지만 빈말이 아니다. 점원 박상봉(35ㆍ남)씨는 “손님이 ‘아이스 하나’ 이런 식으로 주문하면 ‘하나요?’라고 되묻고 그래도 반말하면 나도 ‘3,000원’이라고 반말한다. 그러면 대부분 뜨끔해한다”고 말했다. 점포를 둘러보니 ‘담배 태우시면서 주문하시는 암 유발자 아니시죠?’를 비롯해 메뉴 이름 정확히 말하기 등 주문 매너를 강조한 다양한 형태의 안내문이 빼곡하다. ‘갑’질 하는 고객과 직접적인 마찰을 피하면서 할 말은 하겠다는 ‘을’의 당당함이 엿보인다. 이유 있는 반항의 효과는 만족스럽고 통쾌하다. 김진용(37ㆍ남) 사장은 “담배를 피워 물고 반말로 주문하거나 신용카드를 던지는 사람이 원체 많았는데 안내문을 써놓은 후부터 그런 분들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마포구 동교동 ‘D’ 커피숍

마포구 동교동 ‘D’ 커피숍

마포구 동교동 ‘D’ 커피숍

진상고객들과 직접 부딪히는 대신 재미 있는 그림이나 양심에 호소하는 안내문을 붙여 놓은 점포들. 사진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손님이 짜다면 짜다’

진상 손님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점포가 있는가 하면 ‘손님은 왕이다’라고 대문짝만하게 써놓은 곳도 적지 않다. 손님을 한껏 치켜세우기만 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자세가 되어 있으니 손님도 우리를 존중해 달라’는 역설적인 메시지가 숨어 있다. 구호의 효과는 적지 않다. 경기 포천에서 ‘ㄱ’음식점을 운영하는 황성환(36ㆍ남)씨는 요즘 유행한다는 ‘손님이 짜다면 짜다’ 문구를 점포에 걸어두었다. 황씨는 “전에는 손님들이 서비스업 종사자를 아래로 보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제는 수평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서울 삼성동 ‘ㅎ’음식점 고현(38ㆍ남) 사장은 “문구를 보고 괜히 음식이 짜다고 하시는 분도 있지만 그 전에 비하면 오히려 손님들 매너는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직원들도 손님을 더 깍듯하게 생각하게 되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무교동의 ‘ㄴ’ 음식점(왼쪽)과 삼성동의 ‘ㅎ’음식점.

‘인사하는 당신, 사랑합니다’

결국 존중과 배려다. ‘안녕하세요. 우리 서로 인사해요. 돈 드는 거 아니잖아요. 쿨내 풍기지 말아요’ 서울 마포구 연남동 ‘ㅈ’ 커피숍에 붙은 안내문이다. 임정훈(39ㆍ남) 사장은 “인사를 주고받기는커녕 인사를 해도 무시하는 손님들이 많아서 써 붙였다. 단순히 서비스를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 서로 존중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D’커피숍 카운터엔 음료를 받아 들 때 자연스럽게 눈길이 머무는 위치에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 ‘마시고 그냥 가시는 것보다 인사하고 가신다면 다음에 오실 때 바리스타들이 엄청 잘해 줄 듯~ 인사하는 당신, 사랑합니다’.

류효진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박서강기자 pindopper@hankookilbo.com

권수진 인턴기자(한양대 철학과 4)

서울 마포구 연남동 ‘ㅈ’커피숍.

마포구 동교동 ‘D’커피숍.

‘D’커피숍 점원 박상봉씨가 적은 자작시. 서로 나누는 인사의 중요성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ㅅ’ 음식점 앞에 아르바이트생의 티셔츠가 걸려 있다.

추천 2

작성일2016-12-1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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