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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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조론 // 박주택 견딜 때까지 견디게나. 최후의 악이 부드럽게 녹아 인격이 될 때까지. 고통? 견디게나. 편안한 시간이란 쉬 오지 않는 법. 상처가 깊으면 어때. 깊을수록 정신은 빳빳한 법. 생각 끝의 끝에서라도 견디게나. 그 어떤 비난이 떼를 지어 할퀸다 할지라도 벼랑 끝에 선 채로 최후를 맞을지라도. 아무렴! 끝끝내 견디다가 산맥의 지리쯤은 미리 익혀놓은 후 영영 죽을 목숨일 때 바위, 뻐꾸기, 청정한 나무, 뭐 그쯤으로 환생하게. ++ 한 이틀은 너끈히 앓은 것 같아 눈을 감으면 깊은 나락 끝으로 한 없이 떨어지고 눈을 뜨면 더 깊은 나락을 떨어지는 낙옆처럼 나풀 나풀 날아다니고 그래도 이정도는 아찔 하면서도 짜릿한 맛이라도 있어 좋았어. 문제는 몸 전체를 조이기도 하고 찌르기도 하는 고통이었어 이런 고통은 조건도 없고 예고도 없이 무조건 찾아왔지. 그나마 머리가 너무 아파 쪼개지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지금 만져보니 멀쩡해서 안심이야. 놓았던 정신 줄을 이제야 조금 당겨 잡고나서 고통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어. 몸으로 느끼는 고통이 고마울수도 어쩌면 꼭 필요할수도 있다는거지. 가슴으로 느끼는 끔찍한 고통을 한 이틀은 충분히 있을수 있었으니 말이지. 고통으로 고통을 잊는다는 것..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는 거야 한 이틀 쯤 몸의 고통을 충분히 견딜수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가슴으로 느끼는 고통은 얼마나 견딜수가 있는 것일까. 가슴이 아파 죽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들어 보지를 못했으니 끝끝내 견디다가 인생의 길 저편을 찬찬히 익혀놓은후 죽어 나비며 고양이며 가물은 들판의 잡초로도 환생을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한 이틀은 너끈히 앓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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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05-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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