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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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슬픔은 주로 엄마에 대한 것이었어.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내 옆에 있어야할 엄마가 없거나 해가 져서 어둠이 온통 나를 감싸는데도 엄마가 돌아올줄 모른다던가. 그때는 세상이 온통 엄마와 연결이 되어 있었던 것 같아. 조금 철이드니 엄마는 내 슬픔과는 한참 거리가 멀어지고 눈 내린 아침의 첫 발자욱 해 질녘 노을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구름 몇 조각 집 나간 바둑이의 맑고 까아만 눈동자에 대한 기억 등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던 자연이나 동물에 대한 것이었고 세상을 나 혼자 겁없이 돌아다닐쯤 되서는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영화나 음악 그리고 아직도 내 가슴 속에서 새때처럼 날아다니는 무거운 시들 주로 이런 것들이 내 가슴을 적시며 슬픔이라는 놈의 무게를 제법 느끼게했고 내가 세상을 조금 알았다고 우쭐댈쯤에는 사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흔들리는 내 나라의 현실과 사는게 무엇인가 하는 상념속의 허잡한 철학과 신과 나 사이의 막혀있는 벽을 무너트리고 싶은 무모함 등 현실을 떠나 하늘위를 둥둥 떠도는 구름같은 것들에게서 슬픔을 배웠고 세상을 등에지고 삶이라는 길을 혼자 걸어야만 살아남을수 있는 고해의 바다를 알고나서는 문득 문득 가슴에 남아았는 슬픔을 일부러 꺼내어 보기 전에는 슬픔이 있었나 할정도로 슬픔은 빛바랜 기억 속 저편에서 먼지를 곱게 뒤집어쓴 파스텔화처럼 내 깊은 어디쯤 걸려 있었는데. 세월이 더 많이 흘러 내 슬픔들을 돌이켜 천천히 앨범속의 옛 사진처럼 살펴보니 슬픔과 슬픔속에 슬픔보다 더 아리고 시린 슬픔이 숨어있음을 최근에야 알았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숨어 있었을줄 내가 미쳐 생각을 못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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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05-1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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