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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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대하여 // 정호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의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 게 좋다 ++ 미국의 바다에 없는 것.. 내 어깨에 기댄 가벼운 여자의 머리 아픔을 머리에 이고 덤벼드는 파도 등뒤로 보이는 창백한 작은 버스 정류장 침묵보다 더 조용한 민박집의 불빛 한숨을 썰어서 파는 허름한 횟집 그리고 밤이면 비처럼 내리는 흠뻑 젖은 파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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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02-2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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