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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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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 류시화


겨울숲에서 노려보는 여우의 눈처럼
잎 뒤에 숨은 붉은 열매처럼
여기
나를 응시하는 것이 있다
내 삶을 지켜보는 것이 있다
서서히 얼어붙은 수면에 시선을 박은 채
돌 틈에 숨어 내다보는 물고기의 눈처럼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건방진 새처럼
무엇인가 있다
눈을 깜빡이지도 않는 그것
눈밖에 없는 그것이
밤에 별들 사이에서, 내가 좋아하는
큰곰별자리 두 눈에 박혀
나를 내려다본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때로 그것은 내 안에 들어와서
내 눈으로 밖을 내다보기도 하고
내 눈으로 나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그것은 무엇일까 
내 삶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고 있을까
여기 겨울숲에서 노려보는 여우의 눈처럼
잎 지고 난 붉은 열매처럼
차가운 공기를 떨게 하면서
나를 응시하는 것이 있다
내 삶을 떨게 하는 것이 있다.

++

삶이

물없는 건빵처럼 
팍팍하고 건조하거나

재탕, 삼탕을 본 영화처럼
실증이 날때면

누구는 여행을 떠난다고 하고
누구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 한다고 하는데

나는

가까운 바다로 가거나
바다로 갈 용기가 없을때는
이런
음악을 듣는다.

노루꼬리처럼 짧은
2월이 이제 막 숨을 거둘것 같다

그립다..
나른한 늦 겨울의 밤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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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02-27 20:21

칼있으마님의 댓글

칼있으마
류시화.

오늘밤은
이인좌님께 깨구락지 된 거다.

네 시 보다
이 시가 몇 순 위거든.

최소한 내 눈엔 그래.

그래도 시화야
희망의 끊은 놓지말고 있어.

넌 내 좋아하는 시인이고
이인좌님은 내 좋아하는 모태저질이니

어느 순간이고 역전은 가능하니까.

그니 오늘 밤만
딱 오늘 밤만 깨구락지가 되어줘.

날 너무 원망 마.
나도 네게
오늘 밤만은 미안해하고 있거들랑.
.
.
.
.
.
"노루꼬리처럼 짧은
2월이 이제 막 숨을 거둘것 같다"

쥑인다 쥑여.

제가 뺏어갑니다.~~~
.
.
.
.
.
저도 5-6십살?
대충 그 때까진

냇가에서 퍼대길 패대기하곤
아줌마 둘이서 잡고 물을 짤 때처럼

콸콸콸
감성이 쏟아져

작은 것에서도
크게 가슴이 요동치기도 했었는데요

요즘은 감히
감성을 짜낸다는 건 상상도 못 하고요,
고갈상태라

아, 나도 대가리가 굳어버렸구나.
걸 종종 실감하게 되는데요,

이인좌님께서 가끔 뽑아내시는 저런 걸 봄
많이 부럽습니다.

오늘 지대루 하나 건져갑니다.~~~

근데 제 생각인데요,

려인네와 둘이서 저 음악을 듣고있으면
려인네가 먼저 제게

생각 있어?

그럴 것만 같은 음악.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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