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의 굴욕 ①] 발기부전치료제, 오리지널의 '몰락'

-한미 ‘팔팔’이 비아그라 제쳐
-2015년 판매액 1위인 릴리 ‘시알리스’는 반토막
-효능 같으면서 저가인 제네릭 공세로 시장 주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인 ‘비아그라’와 ‘시알리스’가 제네릭에게 결국 판매액 1위 자리를 넘기고 말았다. 두 제품은 특허가 만료되면서 효능은 같으면서 가격을 낮춘 제네릭의 공습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IMS헬스코리아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발기부전 치료제 중 가장 많은 판매액을 올린 제품은 한미약품의 ‘팔팔정’으로 약179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팔팔정의 오리지널 제품인 한국화이자의 비아그라로 약107억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비아그라는 침체되고 있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여전히 100억원 이상의 판매를 올리고 있는 스테디셀러지만 복제약인 팔팔에게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뼈아프다.

3위는 비아그라와 함께 발기부전 치료제의 또 다른 대표 제품인 ‘시알리스’이다. 하지만 지난 해 시알리스의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2015년 207억원으로 판매액 1위에서 지난 해 98억원으로 반토막이 나면서 3위로 내려 앉았다. 이는 시알리스의 특허가 2015년 만료되면서 센돔, 구구, 타오르와 같은 복제약들에게 시장을 뺏겼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4위는 SK케미칼이 개발한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S’로 약 72억원을 기록했다. 엠빅스S는 타 의약품이 정제로 되어 있는 것과 달리 필름형으로 입안에서 녹여서 복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복용편의성과 거부감에 있어 이점을 보고 있다.

다음으로는 시알리스의 복제약인 센돔, 구구, 타오르 등이 40~60억원대의 매출액을 올리며 뒤를 잇고 있다.

이 중 한미약품은 팔팔정에 이어 구구정까지 발기부전 치료제 제네릭으로 한 해 2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2012년 비아그라, 2015년 시알리스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100여종이 넘는 복제약이 대거 출시됐다.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가격이 싸진 만큼 전체 시장은 1000억원 초반에 머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불법으로 유통되는 제품들이 상당히 많아 실제 시장은 이보다 큰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며 “하지만 너무 많은 제네릭 제품들이 나온 상황이고 불법으로 제조, 유통되는 미검증 제품들도 많은 만큼 치료제가 필요한 사람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정품을 복용하는 것이 부작용을 겪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