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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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만들어내려 늘 애를 썼어. 처음에는 어린 시절에 듣고 보고 느끼던 바람 이야기 구름 이야기 달과 별 이야기 아니면 오손도손 모여사는 꽃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만들고 모으고 다듬고는 거칠지만 나름 내 문자로 적어 나 혼자만 읽어보았지. 그때는 나 혼자 만들어 나 혼자 읽었지만 숨어있는 기쁨이나 행복같은 것들은 발견할수 있어서 좋았지. 철이들며 슬며시 이런 기쁨이나 행복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이제 내가 사는 세상에서 부딛히며 가슴에 난 많은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를 만들었어 가슴속의 분노가 내 이야기에 강한 바람을 만들기도 했고 깊은 상처를 제대로 핥아대지를 못해 흉터가 계곡처럼 깊은 이야기도 만들곤 했지. 어줍잡은 철학이라 던가 허망한 종교같은 것들도 이때쯤 이야기속에 참기름처럼 살짝 뿌려도 봤던 것 같아. 그리고 나이가 드니 이제는 사랑 이야기를 만들고싶은 어처구니 없는 충동이 드는거야. 첫 사랑 소녀의 맑은 눈에서 흐르던 작은 별들과 예쁜 입에서 나오던 아카시아향 웃음부터 설레임 속에 감추어진 욕망을 들어내며 내 순결을 처음으로 파괴시켰던 어떤 여인의 벌거벗은 몸까지 사랑에 대해서는 만들어낼 이야기가 너무 많은거야. 세상을 돌아보니 시나 음악 그리고 영화에서 소설 심지어는 미술까지도 가만히 해부를 해보면 사랑이 빠진 것은 하나도 없다는 현실에 난 더 자극을 받은거야. 그리고는 마침내 진짜 사랑 이야기를 만들기로 결심을 했지. 별과 달 햇살과 구름 비와 눈 바다와 산.. 이런 모든 것들에 사랑을 덛칠하고 붙여서 사랑 이야기를 참 많이도 만들었던 것 같아. 그런데.. 다시 정신이 들어 내 이야기들을 들여다 보니 다른 것들은 다 그대로 있는데 사랑이 없는거야. 사랑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인지 사랑은 이야기로는 도저히 만들수 없는 것인지 처음에는 있었던 사랑 이야기 속의 사랑이 슬며시 바람처럼 사라진 것인지 이해하기도 힘들고 이해 하기도 싫지만 아무튼 사랑 이야기는 실패를 한거야 그것도 대 실패.. 이제 사랑 이야기 만들기는 다시는 시작도 안할거야. 사랑 이야기보다 훨씬 더 많은 별과 달 그리고 하늘과 구름 그것도 잘 안되면 노래 이야기를 할거야.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는 날에는 사랑 이야기에 실패한 눈물 이야기도 가끔 만들어야지. 임창동 이 사람 1300년의 사랑 이야기를 피아노 건반 사이에서 꺼내어 놓는 이상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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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06-0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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