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도(烏瞰圖)  // 이상

-오감도(烏瞰圖) 中 시제3호

싸움하는사람은즉싸움하지아니하던사람이고또싸움하는사람은싸움하지아니하는사람이었기도 하니까
싸움하는사람이싸움하는구경을하고싶거든싸움하지아니하던사람이싸움하는것을구경하든지
싸움하지아니하는사람이싸움하는구경을하든지싸움하지아니하던사람이싸움이나싸움하지 아니하는사람이
싸움하지아니하는것을구경하든지하였으면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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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옷을 입어도 어울리는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고 
지문이나 눈동자가 같은 사람이 존재할수 없다는 세상. 

같은 자본주의 사상이라도 받아 들이고 적용하는 법이 틀리고 
같은 사회주의 사상이라도 교묘히 바꾸면 북한식 왕정 독재의 기틀이 되고 

같은 별을 바라봐도 어머니를 생각하는 사람, 별자리의 전설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같은 달빛을 느끼면서도 그리움에 가슴이 아픈 사람, 사랑의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 있고 

책 한권을 읽고, 영화를 한편봐도 그 느낌과 감상이 같은 사람들을 만나기 힘들고 
정치적 성향이나 철학적 사상이 똑같은 사람을 찾기 힘든 세상

나와 틀리다는것은 나와 다른것일뿐 
내가 옳다고 세상이 다 그른것이 아니고 
내가 틀리다고 세상이 다 옳은것은 아닌데 

어찌된 세상인지 나와 다르면 다 이상한 것이고 
이상한 것이면 다 나의 적으로 생각하는 흑백의 논리만 존재하는 세상

반 백년이 훌쩍 넘은 대한민국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
나와 네가 다르고, 너와 내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는 얼마나 더 싸워야 할까

더불어 종교적 갈등과 민족적 갈등으로 점점 황폐화 되가는 제3세계의 분쟁이
이제는 서방세계를 위협하는 더 무서운 이념이 되감에 답답함과 두려움을 느끼며

이 이상한 세상에서 점점 더 이상해지는 나는 나일까... 아니면 나일까..